반려묘 중성화, ‘이때’가 적기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계절 발정을 하는 반려묘는 따뜻한 봄이 되면 발정을 시작합니다. 통상 4~6월쯤부터 발정 증상을 보이는데, 이때 의아함을 표하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쉬지 않고 몇 시간씩 울어대는 게(메이팅 콜·mating call) 반려묘의 대표적 발정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발정기를 처음 경험하는 초보 보호자는 반려묘가 어디가 심하게 아프다고 생각해 반려묘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황급히 달려가곤 합니다.
중성화, 생식기 질환 예방에 도움
첫 발정기(생후 4~6개월)를 거치면 그동안 새끼를 생각하던 보호자도 반려묘 중성화를 고민하게 됩니다. 발정 증상으로 밤잠을 설치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다가 반려묘 호르몬을 안정화할 수 있는 중성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거죠. 이때 상당수 보호자가 반려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데요. 사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반려묘가 발정기에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은 출산의 그것과 맞먹는 정도여서 중성화를 진행하는 게 반려묘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성화는 반려묘의 생식기 관련 질환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큰 수술입니다. 암컷 반려묘의 경우 첫 발정기 전(생후 6개월 이내)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유선 종양 발병 위험을 5% 미만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반려묘 유선 종양은 80%가 악성으로, 사람의 유방암과 유사합니다. 전이성이 강해 폐, 간 등 온몸으로 퍼져 1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죠. 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암컷은 자궁축농증과 자궁내막염을, 수컷은 전립선암과 고환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중성화를 한 반려묘가 그렇지 않은 반려묘보다 기대수명이 3~4년가량 더 긴 이유이기도 하죠.
중성화를 하지 않을 경우 암컷 반려묘는 1년에 최소 2~3번 발정기를 겪습니다. 7~10일간 지속되는 발정기에 교배하지 않으면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10~14일 간격으로 발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제론 그 횟수가 훨씬 많습니다. 또 반려묘의 발정기는 계절과 상관이 있어 한겨울이라도 보일러를 세게 틀면 발정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반려묘에겐 완경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평생에 걸쳐 발정을 하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보호자와 반려묘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핥지 않도록 주의해야
이때 반려묘가 수술 부위를 핥아 덧날 우려가 있으니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려묘 혀는 뾰족한 돌기 형태라 수술 부위를 벌어지게 하거나 실밥이 풀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술 후에는 환묘복을 입히거나 넥칼라를 착용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 2번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연고를 도포해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내복약)를 먹이는 것도 잊어선 안 됩니다. 또 반려묘가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진 캣휠 타기, 낚싯대 놀이 등 격렬한 움직임은 삼가야 하죠. 목욕은 실밥 제거 2~3일쯤 뒤부터 하기를 권합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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