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중만생 양파, 작황 좋지만 소비 위축…가격 약보합 예상
재배면적 지난해보다 6% 증가
산지유통인 밭떼기거래 소극적
7월까지 값회복세 전환 힘들듯
올해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배면적이 증가했고 작황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6월 시세는 지난해 대비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재배면적 늘고 작황 대체로 호조 … 생산량 전년 대비 증가 전망=7일 찾은 경남 함양의 양파밭은 수확작업이 한창이었다. 굴취기로 캐낸 중만생종 양파를 그물망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지역 농가들에 따르면 함양은 5월25일께 중만생종 수확에 들어갔다. 지난해와 비슷하고 평년보다는 일주일 이르다.
양파농가 이홍주씨(54·함양읍)는 “수년간 기계화가 급진전하면서 특히 올해는 비가 와도 방제작업이 가능해져 노균병 확산을 제때 막을 수 있었고, 생육기 기상 여건도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엔 중만생종 양파가 3.3㎡(1평)당 24㎏ 나왔는데 올해는 26㎏가량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함양지역 양파밭 곳곳에선 야구공만 한 양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함양농협 관계자도 “양파농가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오히려 재배면적은 10% 증가했다”면서 “최근 몇년에 걸쳐 파종부터 수확까지 모든 작업에 기계화가 상당 부분 도입된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만생종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도 작황이 전년 대비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영완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상무는 “현재 수확작업을 하고 있어 전체 생산량을 말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도 “평년보다 생육이 부진하긴 하지만 잎마름병·노균병이 극심했던 지난해보다는 피해가 덜한 편”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산 중만생종 양파 재배면적은 1만5858㏊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6%, 평년보다 4% 늘었다. 농경연은 올해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을 106만7374t으로 전망했다. 평년(109만7884t)보다는 3% 적지만 지난해(100만4688t)보다 6% 많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무안농협·청계농협 등은 현재 상품 20㎏들이 한망당 1만3000원에 수매하고 있다. 지난해는 1만6000원이었다. 경남 등 일부에선 수매가격 결정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산지유통인 밭떼기 거래도 잠잠한 편이다. 지난해산 양파의 저장성이 떨어지면서 금전적 손해를 본 산지유통인이 거래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대비 약세…상품성 저하·소비침체 영향=양파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는 상품 1㎏당 1097원에 거래됐다. 평년(851원)보다 29% 높고 전년 6월(1208원)보다는 9% 낮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체 양파 반입량 중 55%가 무안산이다.
시장에선 시세 약세 원인을 현재 들어오는 물량이 비교적 상품성이 낮고 소비 부진이 겹친 탓으로 본다.
유현덕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잦은 강우로 추대·분구 피해를 본 전남에서 품위가 낮은 물량 중심으로 먼저 출하 중”이라며 “저장성이 떨어지고 구가 작은 양파가 반입되면서 시세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김영권 한국청과 경매사는 “지난해 이맘때와 견줘 국산·외국산 양파 모두 반입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시세가 지지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만생종 양파가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6월 중하순부터 7월까지 시세 또한 전년 대비 약보합세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대세다.
김 경매사는 “전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작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재배면적이 충청·전북 지역을 넘어 경기까지 늘어났다”면서 “반입량은 증가하겠지만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아 약세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양파 저장물량에 따라 시세가 달라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유 경매사는 “올해는 지역별 작황 차이가 상대적으로 커서 시장에 바로 출하되는 물량이 많다”면서 “향후 저장물량에 따라 시세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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