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첫 야당 법사위·운영위...전면에 '강성 친명' [앵커리포트]

조진혁 2024. 6. 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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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국회의장단에 이어 상임위원장까지 단독으로 선출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11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차지했고, 7곳을 남겨뒀는데요.

자세히 보겠습니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상설 조직인 17개 상임위에 특별위원회인 예결위가 더해져 통상 18개로 불립니다.

상임위는 본회의에 안건을 부치기 전에 법안을 토론하고 다듬는 역할을 하는데요.

쉽게 말해 법안을 만드는 조직입니다.

이 18곳 가운데 민주당이 11곳을 단독으로 임명했습니다.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대통령 비서실을 소관부처로 둔 운영위와

본회의 전 모든 법안을 재검토할 권한이 있어 흔히 '상원'이라 불리는 법사위도 포함됐습니다.

상임위원장 면면을 볼까요.

운영위원장은 박찬대 의원입니다.

3선으로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죠.

과거 통상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입니다.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국회의장이 야당일 경우 통상 여당이 맡아왔는데요.

이번엔 법사위원장도 민주당이 차지했습니다.

가장 강성으로 분류되는 4선의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정청래 의원, 지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폐기된 '방송 3법' 강행 처리를 주도했고, 최근에는 "탄핵 열차의 기적 소리가 들린다"면서 대통령 탄핵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과방위원장 최민희 의원도 강성으로 분류돼죠.

이번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국회가 추천한 방통위원을 대통령이 즉시 임명토록 하는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제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는 7곳입니다.

민주당은 경제 규제를 관장하는 정무위, 또 나라 살림을 챙기는 기재위 등 핵심 상임위가 남아있으니 이제라도 협상하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운영위과 법사위까지 다 가져간 판에 더 이상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입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달 21일) : 관례와 사실을 외면한 채 국회의장에 이어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관례도 중요하지만, 관례가 법보다 우선일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힘이 의회독재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언어도단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출에 대해 '의회 독재'다,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일방적 구성'이라며 남은 일정을 보이콧할지 고민 중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법을 준수하면서 국민 명령에 따라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보이콧할 경우 나머지 7곳도 이번 주 내에 선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날은 더워지는데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차갑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YTN 조진혁 (smiling3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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