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수 나온다고 좌타자 뺀다? 그건 아니야" 명장은 왜 고정 라인업을 강조했나

심혜진 기자 2024. 6. 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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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강팀으로 가는 과정에는 여러 전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바로 고정 라인업이다.

앞서 김경문 감독은 포지션 고정과 부상 관리 등을 강조했다. 이것이 지켜져야 강팀으로 갈 수 있다고 봤다.

포지션 고정에는 1루수 김태연-우익수 채은성이 중심이 된다. 김태연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우익수, 1루수, 2루수 등 외야를 왔다갔다했다. 채은성 역시 마찬가지다. 1루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했다.

이들은 이제 내야와 외야 한 자리씩을 맡게 된다. 체력 관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지명타자로도 나설 수 있다.

더 나아가 김경문 감독은 고정 라인업을 내세우려 한다. 그 시작은 리드오프다. 유력한 후보에는 황영묵이 떠오르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대전 NC전에서 8회 좌완 김영규 상대로 좌타자 황영묵을 대타 투입했는데,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0.083(24타수 2안타)였던 황영묵은 0.08(25타수 2안타)로 떨어졌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황영묵을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9일 NC 선발 투수는 좌완 선발 카일 하트였음에도 불구하고 1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우리가 경기를 이기는 것도 생각해야 하지만 톱타자를 발굴하고 만들어야 한다. 팀의 주전이라면 왼손 투수 상대로 삼진 먹고 죽더라도 싸우는 법을 배우고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의 예를 들기도 했다. 김 감독은 "LG 같은 강팀은 좌타자들이 왼손 볼을 더 잘 친다"고 했다.

올 시즌 홍창기(타율 0.346), 문성주(0.329)이 대표적으로 좌투수에 강하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황)영묵이 같은 경우도 (좌완을) 많이 만나서 싸워서 이기는 법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최)인호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믿음대로 황영묵은 하트를 상대로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 이글스 황영묵./한화 이글스

최인호도 마찬가지다. 좌투수 상대 타율이 0.171 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인호는 하트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했다. 아쉽게 스윙하는 과정에서 옆구리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앞서서도 좋았다. 7일 선발 투수였던 좌완 다니엘 카스타노를 상대로 3루타를 때려낸 바 있다.

김 감독은 "왼쪽 나왔다고 해서 (라인업에서) 빼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전으로 자리잡으면 주전이다. 상대 투수가 바뀌었다고 주전을 5회, 6회 중간에 빼는 건 아니다. 주전에게는 무게를 더 주고 마지막 후반, 7~9회나 상황에 따라 게임이 다르게 펼쳐져야 할 때는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왼쪽 타자들도 왼손 투수들한테 이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꾸 경험을 쌓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이글스 최인호./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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