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원전 확대'로 유턴"…원전주 랠리, 이번엔 진짜냐?

한경우 2024. 6. 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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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관련 종목들 주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원전주들은 탈(脫)원전 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 이후 뚜렷한 성장성 보다는 테마주에 그쳤다.

세계 각국이 원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전주 주가 흐름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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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롯해 원전 확대 방침 잇따라
한국도 11차 전기본에 원전 4기 신설 방안 담겨
원전주 주가, 여전히 21대 대선기간 초입 고점엔 아직
사진=뉴스1


원전 관련 종목들 주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서다. 원전주들은 탈(脫)원전 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 이후 뚜렷한 성장성 보다는 테마주에 그쳤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AI 확산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두산에너빌리티는 1.46% 오른 1만9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에이치아이(9.49%), 서전기전(8.73%), 우진(3.37%), 한전기술(2.35%), 한전KPS(1.68%), 우리기술(2.16%), 스페코(2.10%) 등 원전 관련 종목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세계 각국이 원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가장 주목된 건 미국이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웨인즈버러에 있는 보글 원전 4호기를 방문한 자리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원전 설비 용량을 최소 3배 늘려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패권다툼을 벌이는 중국도 원전 확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경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30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120기가와트(GW)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기준 원전 설비용량은 57GW로, 6년여 동안 원전 설비를 2배가량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31일 대형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추가 건설하는 내용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경북 울진군에 있는 신한울 1, 2호기 전경.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한국도 2038년까지 최대 대형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새로 구축하는 등 원전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이 같은 전기본 실무안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원전 확대에 나선 배경은 인공지능(AI)의 확산 때문으로 보인다. AI 연산은 전력 소모가 많다. 기존 컴퓨터 연산의 3배라고 전해진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전력설비 관련 종목들이 작년부터 랠리를 펼쳤고, 그 테마가 원전까지 확장된 모습이다.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전주 주가 흐름은 불안하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크게 오르진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히려 6.49% 하락했다. 지난달에 23.81%나 오른 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반복된 패턴이다. 원전 산업 관련 호재가 생긴 직후 급등하지만,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호재가 생기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원전주들의 고점은 21대 대통령 선거 기간 초입인 2021년 6~7월께 형성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재 주가는 2021년 6월7일의 고점(3만886원)과 비교해 37.03% 낮은 수준이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코를 비롯해 폴란드, 영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원전 건설 꼐획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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