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26원 인상?동결? 우유 원윳값 협상 돌입

낙농진흥회, 가격 조정 소위원회 가동…정부, 서민부담 우려 최소화 요청 방침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관련 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11일 첫 회의를 열고 원유 기본 가격 조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낙농진흥회는 원유 생산비 변동 폭이 전년 대비 4% 이상이나 4% 이하면 기본 가격 협상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는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생산비가 ℓ당 1003원으로 산정되면서 2022년보다 4.6% 올랐다.

매장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는 소비자.

올해 소위원회 운영 기간은 한 달이다. 낙농진흥회는 협상에서 가격이 결정되면 8월 1일부터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실제 적용 시기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는 6월 9일에 첫 회의가 열렸으나 의견 차이가 커 7월 27일에 협상이 타결됐으며 물가 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10월에야 인상분이 반영됐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통상 지난해 생산비의 0~60%에서 원윳값을 결정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올해에는 ℓ당 최대 26원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의 가격은 현재의 ℓ당 1084원에서 ℓ당 1110원이 될 수 있다. 

소비자단체 등은 원윳값 인상이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우려를 나타낸다. 이는 또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서민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들어 동결이나 최소 수준의 인상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낙농가 및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유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업계의 고민도 깊어진다. 원윳값이 오르더라도 이를 그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 물가 안정을 추진하는 정부 시책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가격 인상이 자칫 소비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