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신태용→기사회생 김상식→위기의 김판곤, 최종전에 걸린 한국인 지도자들의 자존심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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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마지막 한 경기에 동남아시아 축구 무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자존심이 걸렸다. 신태용 감독(인도네시아), 김상식 감독(베트남), 김판곤 감독(말레이시아)이 그 무대에 오른 주인공들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A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F조 최종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는 2승1무2패(승점 7)로 이라크(승점 15)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2차 예선 각 조 1, 2위 팀은 3차 예선 티켓을 챙긴다. 인도네시아는 홈에서 승리와 함께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한다는 각오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6일 열린 이라크와의 대결에서 0대2로 패했다. 그 사이 주춤하던 베트남이 추격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의 희망을 부른 것은 또 다른 한국인 지도자인 전 전북 현대 사령탑 김상식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리핀과의 대결에서 3대2 역전승을 챙겼다. 김 감독은 베트남 사령탑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전보를 울렸다. 이로써 베트남은 2승3패(승점 6)로 3위에 위치했다. 베트남은 이라크 원정에서 '역전의 기적'을 꿈꾼다.

신태용과 김상식, 둘은 얄궂은 운명이다. 두 사람은 현역 시절 성남 일화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다. 하지만 최종전 결과에 따라 한 명은 눈물을 흘리게 된다. 둘 중 한 명만 월드컵 3차 예선으로 향한다.

현재 좀더 앞서 있는 것은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다. 일단 인도네시아는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안정감이 있다. 반면, 베트남은 '조 최강' 이라크를 상대로 그것도 원정에서 대결해야 한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필리핀에 패하고, 베트남이 이라크와 무승부를 기록하면 두 팀은 승점이 7점으로 같아진다. 골득실차, 다득점, 해당 팀 간 맞대결 순서로 우열을 가린다. 두 팀은 현재 나란히 득실차 '-2'를 기록 중이다. 두 팀의 대결에선 인도네시아가 두 번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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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도 운명의 한 판을 남겨두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대만과 조별리그 D조 최종전을 치른다.

말레이시아는 앞선 5경기에서 2승1무2패(승점 7)를 기록했다. 1위 오만(승점 12), 2위 키르기스스탄(승점 10)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말레이시아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결국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7일 키르기스스탄 원정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며 위기에 놓였다. 말레이시아가 최종전을 이기고, 키르기스스탄이 패해 승점이 같아지더라도 골득실차에서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5경기에서 6골을 넣고 8실점했다. 반면 키르기스스탄은 12득점-6실점이다.

축구공은 둥글다. 말레이시아 팬들은 내심 기적을 바란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김 감독은 "홈에서는 유리하다. 다른 팀은 우리 홈에서 경기하는 게 쉽지 않다. 키르기스스탄이 우리 홈에서 4실점했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믿는다. 누가 알겠나. 우린 끝까지 싸운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