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나는 인종차별주의자의 처단자”…인종차별 가해자, 징역 8개월, 축구장 출입 2년 금지
“나는 인종 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라 인종 차별주의자들을 처단하는 사람이다.”
최근 몇해 동안 극심한 인종차별을 경험한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브라질)가 한 말이다. 비니시우스는 10일 스페인 매체 매니징마드리드닷컴과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을 인종적으로 모욕한 팬 3명이 최근 사법 처분을 받은 데 대해 “다른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두렵고 부끄러워서 그림자 뒤로 숨게 만들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페인 사법당국은 비니시우스를 인종적으로 모욕한 축구팬 3명에게 징역 8개월, 축구장 2년간 출입 금지 처분을 최근 내렸다. 이들은 지난 5월21일 발렌시아-레알 마드리드전 도중 비니시우스를 원숭이라고 불렀고 원숭이를 흉내 내는 제스처까지 취해 경기가 중단됐다. 비니시우스는 가해자 중 한 명을 직접 확인했고 이후 발렌시아 내부 카메라 영상 등으로 두 명을 추가로 잡았다.
비니시우스는 소셜 미디어에서 “이것은 스페인 역사상 첫 번째 형사 유죄 판결”이라며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모든 흑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그냥 무시하고 축구만 해라’ ‘싸워봤자 헛수고’라고 말했다”며 “나는 늘 그렇듯 인종 차별 피해자가 아니라 인종 차별주의자 처단자”라고 썼다.
스페인 라리가 회장 하비에르 테바스는 “축구 경기장에서 욕설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된 명확한 메시지”라며 “라리가는 앞으로 그런 사람들을 발견해 고발하고, 그들은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라 리가는 비니시우스에 대해 총 16차례 인종 차별적 욕설 사건을 접수받아 스페인 검찰에 신고했다. 스페인에서 인종 차별과 증오 등에 대항하는 운동을 이끄는 에스테반 이바라는 “이 유죄 판결은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판결은 인종차별은 범죄며 가해자들은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합의함에 따라 형량이 3분의 1 정도 줄었다”며 “그들이 협조하지 않았다면 징역 12개월, 경기장 3년 출입 금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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