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거둔 비니시우스"난 인종차별 피해자 아닌 고문기술자"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고문기술자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받은 숱한 인종차별을 고백하며 눈물을 쏟은 '레알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인종차별 가해 팬들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된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0일(한국시각) 영국 BBC 등 일련의 보도에 따르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발렌시아 축구팬 3명이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라리가의 고소로 법정에 선 발렌시아 축구 팬 3명은 스페인에서 인종차별 혐의로는 최초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5월 21일 발렌시아 매스테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레알마드리드전에서 레알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한 이들은 '인종차별주의적 동기에 기반한 차별적 행위의 가중처벌' '도덕적 완결성에 반하는 범죄'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초 12개월이었던 형량은 예비조사 단계에서 합의에 따라 4개월이 감형됐다. 해당 팬들은 라리가 및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이 관할하는 모든 축구 경기장 출입이 3년간 금지됐고, 이 조치 역시 2년으로 감경됐다.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지난 3월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나는 단지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인데 (인종차별로)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점점 경기하기가 싫어진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은 바 있다. 2018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어온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왔다. 지난해 5월 발렌시아전 인종차별 사건 직후 비니시우스는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불행히도 나는 매주 일어나는 이 일에 스스로를 지킬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나는 강하고,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라리가, 레알마드리드, RFEF와 함께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들은 재판 중 사과 편지를 통해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선고 직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한번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많은 이들이 내게 무시하라고 했고, 다른 이들은 내 싸움이 헛된 것이라며 '그냥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항상 말했듯이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다.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사형집행인이다. 스페인 역사상 최초의 인종차별에 대한 유죄 판결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모든 흑인을 위한 것이다"라고 썼다. "다른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며 그림자 속에 숨어버리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들을 수거하러 올 것이다"라면서 "이 역사적인 비판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준 라리가와 레알마드리드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리가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은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은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겪어야 했던 수치스러운 사건의 잘못을 바로잡고 축구장에서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로 스페인의 인종차별과의 전쟁에 있어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코멘트 했다. "라리가는 이들의 신분을 끝까지 색출해 알리고 형사처벌을 내리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의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이러한 처벌이 선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스페인이 사법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라리가는 법정의 속도를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라리가에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스페인 법의 발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비니시우스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구단 역시 "우리 클럽의 가치를 보호하고 축구와 스포츠계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이번 판결을 "긍정적인 조치"라고 환영하면서 "확고한 실행"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축구를 대할 때 여전히 인종차별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당신은 원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 커뮤니티의 일부도 아니고 축구의 일부도 아니며 반드시 배제돼야 한다"고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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