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박스'의 귀환[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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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가격 상승의 배경을 보면 그게 꼭 '착시'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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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상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선박 건조가격을 발판으로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 특수를 누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A 조선사 임원은 이같이 답했다. 선박 건조가격의 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달 말 기준 186.42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2008년 9월의 191.6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08년은 업계가 천정부지로 뛴 가격에 건조물량을 쓸어담아 '달러박스'로 통하던 시기였다. 그의 말은 건조가격은 당시와 비슷한데 시장 상황은 다르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그렇다. 근래 조선업 지표 중 우상향하는 건 사실상 '가격'이 유일하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22년부터 감소세다. 올해 1~5월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선 계약 물량이 올해로 이월된 영향이다. 이월 효과를 제하면 발주는 두자릿수 감소했다. 글로벌 조선 양대 산맥인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의 수주도 줄어드는 추세다. 발주와 수주, 가격 모두 뛴 2008년 무렵과 대비된다. 때문에 일각에선 현재의 호황이 가격만 오르는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가격상승 효과를 발주와 수주를 통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니 조선소로선 생각보다 남는 게 없다는 거다. 언제든 가격이 꺾이면 착시효과마저 걷히는 '위태로운 호황'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하지만 가격 상승의 배경을 보면 그게 꼭 '착시'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발주(수요)는 줄지만 수주(공급) 여력은 그보다 더 타이트하다. 한국과 중국 조선소 모두 2021~2022년 수주를 통해 도크를 일감으로 가득 채운 상태다. 특히 한국은 3년치 일감을 확보해뒀다. 지금은 2008년 급으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인 셈이다. '저가수주'가 일상이던 업계에 '선별수주'가 새 표준이 된 배경이기도 하다. B 조선사 임원은 "사실상 조선소가 '갑'이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가격이 꺾이기 시작하더라도 조선소 이익은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선 신조선가 지수가 130 수준이던 2021년 수주물량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2~3년 선박 건조기간이 반영돼 올해를 전후로 업계가 흑자전환한 이유이며 현재 186.42인 신조선가 지수가 다시 손익분기점으로 내려갈 때까진 이익구간이다. 2027~2029년까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3년 뒤인 2027년부터는 글로벌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발효돼 노후선 교체 수요가 늘어난다. 이를 고려할 때 현재의 호황이 5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008년 정점을 찍은 과거 슈퍼사이클 기간은 5년이었다. 발주와 수주, 가격이 모두 끓어오르던 그때와는 다르지만 지금의 호황은 더 완만히,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달러박스'가 16년 만에 돌아왔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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