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입는 옷, 문 앞에" 싹 팔아주는 '이곳'…월매출 800만원→8억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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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옷장을 정리할 때면 방치된 옷들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유행이 지나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몇번 입지도 않은 옷들을 그냥 헌옷 수거함에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중고거래 플랫폼에 직접 올려 팔자니 상품마다 사진을 찍어 등록하고, 판매자와 직접 만나거나 택배 거래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롭다. 소모적인 가격 흥정에 시달리는 것도 다반사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가 브랜드 패션 리커머스 플랫폼 '차란' 창업을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8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세 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매번 무더기로 옷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풀고 싶은 문제를 인식한 김 대표는 2022년 1월 마인이스를 창업했다.
차란 앱에서 '옷장정리 신청하기'를 클릭해 판매를 신청하면 수거용 차란백을 집까지 배송해준다. 판매자가 차란백에 판매할 옷을 모두 담아 원하는 날짜에 문 앞에 내놓으면 차란에서 직접 수거한다. 이후 '차란케어'를 통해 옷을 새 상품처럼 처리하고, 적정 가격으로 플랫폼에서 판매한다.
김 대표는 "(해당 의류의) 시세, 상태, 브랜드 가치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판매가를 판매자에게 제안한다"며 "판매가의 최대 80%까지 판매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판매를 맡긴 옷의 상태나 브랜드가 좋으면 좋을수록 판매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론칭 이후 차란은 빠르게 성장했다. 론칭 직후 월 800만원이었던 매출액은 최근 8억~1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검수센터인 '차란 팩토리'를 경기도 남양주시로 확장 이전했다. 총 2314㎡(약 700평) 규모다. 김 대표는 "올해 3~4월 들어 차란 플랫폼 내 중고의류 구매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2의 차란 팩토리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차란이 이렇게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중고의류 시장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중고의류를 구매하려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자켓이면 자켓, 바지면 바지 하나씩 찾아 하나씩 구매해야 했다"며 "그러나 차란에서는 다양한 중고의류를 최대 90% 저렴한 가격에 한번에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인이스는 차란의 재고 관리 기간을 90일로 설정했다. 90일 동안 판매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판매자에게 상품을 반송한다. 무작정 재고가 쌓여 발생하는 재고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90일 이내 70~80%는 판매 완료가 된다"고 말했다.
시드 투자에는 굿워터캐피탈, CJ대한통운, SM컬처파트너스, T인베스트먼트, 슈미트, 스파크랩 등을 비롯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이승윤 전 래디쉬 대표, 김창원 전 펫프렌즈 대표 등이 엔젤투자자들로 참여했다. 해시드가 주도한 시리즈A 라운드에는 알토스벤처스,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딜리버리히어로벤처스, 하나벤처스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다.
차란이 이렇듯 벤처투자사들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명확한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유통 시장은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 편의점, 할인마트, 대형마트, e커머스 순으로 발전해왔다"며 "반면 현재 중고의류 시장은 슈퍼마켓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의류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생각해봤을 때 결국은 e커머스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가설에 벤처투자자들이 공감해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일반 플랫폼과 비교해 높은 수수료율, 큰 마케팅 비용 지출 없이도 빠르게 성장한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한편, 마인이스가 겨냥하는 시장은 연 40조원 규모의 신품 의류 시장이다. 주요 판매 품목을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와 컨템포러리로 설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신품 대신 중고 의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중고의류를 대중화하고, 표준화하는 게 마인이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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