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탕웨이 "남편 김태용 감독이 제 직감 철저히 믿어줬죠" [인터뷰]
"가족이 함께 한 작품 만드는 것은 귀중한 경험"
"좋은 영화인들에게 좋은 에너지 계속 얻고파"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배우 탕웨이가 '원더랜드'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내면세계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관객들과 마주했다.
지난 5일 개봉한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탕웨이의 남편이자 영화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2020년 크랭크인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약 4년 만인 지난 5일 개봉했다.
'원더랜드'에서 탕웨이가 맡은 역할 바이리는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하고, 사후 AI가 되어 가족과 대면하는 다면적인 캐릭터다. AI 임에도 누구보다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딸을 향한 모성애와 'AI' 바이리에 괴리감을 느끼는 엄마(니나 파우 분)와의 미묘한 갈등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묘사해 냈다. 만인의 연인에서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배우 탕웨이가 지난 3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원더랜드'를 찍고자 결심했을 때 저에게는 두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가장 큰 고민은 바이리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니나 파우가 현장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죠. 당시 팬데믹 기간이어서 비행기를 잘 타고 있을 지 조바심이 났어요. 그런데 한국에 오고 나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아마 그 시기 촬영 때문에 비행기를 타야하는 배우들이 다 그런 고민을 했을 거예요. 두 번째는 제 딸에 대한 걱정이었어요. 촬영 당시 딸이 지금보다 훨씬 어렸는데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내가 둘다 일을 하게 되면 아이를 누가 돌봐야 할 지 무척 걱정이었죠.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그 부분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아이가 촬영 기간 동안 최대한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있지 않도록 했어요. 일주일 정도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과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두 사람은 김 감독의 전작인 '만추'(2011)에서 인연을 맺고 3년 뒤 부부가 됐다. 그 사이 딸 썸머도 낳았다. 가족이 되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빚어낸다는 점은 의외의 장점으로 작용했다.
"감독님은 연기에 있어서 저의 직감을 굉장히 믿는 편이이요. 제가 직감적인 사람이기도 해요. 작곡가인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는 곡을 다 만들고 나면 꼭 저에게 들려주고 의견을 구해요. 저의 직감적인 면을 믿는 거죠. 감독님이 대사를 쓰고 저에게 어떠냐고 주면 몰입을 하고 읽어요. 대사를 읽을 때 순조롭게 읽히기도 하고 단어 때문에 걸리는 부분이 있기도 해요.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는지 보고 고쳐주죠."
짧게나마 살아 생전의 모습이 비치기는 하지만 극의 전반에 등장하는 바이리는 AI다.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설정은 노련함으로 무장한 배우 탕웨이에게도 쉽지 않은 연기였다. 특히 영상통화 서비스를 통해 AI로 복구됐다는 설정인 만큼 화면 안에서 1인극을 하듯 독백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해 색다른 경험도 됐을 터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AI인 바이리의 '정'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보이게 표현할까 하는 거였어요. 감독님의 요청사항은 너무 비관적인 감정을 보여주거나 연기를 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죠. 감독님의 디렉팅에 맞춰서 잘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여러 장면들에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르려고 해서 열심히 감정을 다잡았어요. 엄마와의 통화 장면에서는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져서 앞에 사람이 없다고 애써 생각하고 연기를 하기도 했어요. 영상통화 장면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중국 땅이 워낙 넓다 보니 영상통화를 하는 게 자연스럽기도 하고 익숙했죠. 현장에서는 엄마 역의 니나 파우와 딸인 아역 배우가 서로 현장에 항상 같이 있어줬어요. 연기를 할 때 실제로 대화를 하듯이 대사를 해 줬어요. 멀지 않은 곳에서 연기를 해 줘서 도움이 됐죠."
AI로서 가상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바이리가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은 같은 AI인 성준(공유 분)이다. 성준은 원더랜드 서비스 내에서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는 인물이다. 성준은 가상세계에서 바이리와 접촉하며 호감을 내비치고 바이리 역시 여러 감정을 내비친다. 데이트를 하는 듯한 장면도 이어져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 탕웨이는 '원더랜드' 언론 시사회에서 "'저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이 많이 들 것 같다"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건 관객의 입장으로 이 작품을 봤을 때 어땠을까 하는 거였어요. 영화가 끝난 뒤에 이들에게 뭔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AI 세계의 인물들은 슬픔, 상처, 분노가 없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감정이 들었을까 싶었죠. 관객분들 역시 영화가 끝난 이후 그 둘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저도 이 인물이 어떻게 될지 여러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김태용 감독님에게 여쭤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여러 작품을 거치며 국보급 스타로 자리매김한 탕웨이는 '만추', '헤어질 결심' 이후 세 번째 한국 작품인 '원더랜드'로 중화권을 넘어 한국 영화계에서도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배우로서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좋은 작품들을 만났고, 그 캐릭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배우는 좋은 작품을 선택한다기보다는 감독님들이 보내는 작품에 선택을 당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배우로서 잘 지키는 부분은 바로 충전을 잘하는 거예요. 시나리오가 왔을 때 좋은 에너지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 한국 작품을 찍으면서 느낀 다른 점은 바로 커피차였어요. 다른 나라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의 현장에서만 겪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팬클럽 등 다양한 곳에서 커피차가 왔는데 저마다 장식이나 메뉴가 다 달랐어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바람이 있다면 더 우수한 영화인들과 작업을 해보는 거예요. 좋은 분들과 작업을 하면 그분들과의 경험으로 인해 좋은 에너지를 받거든요. 배우나, 감독님들도 마찬가지예요. 서로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죠."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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