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는 '베스푸티아'로 불릴 뻔했다"

송광호 2024. 6.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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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귀중품을 찾아오라는 프랑스 국왕의 명을 받아 든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1491~1557)는 대서양을 나선 지 20여일 만인 1535년, 이름 모를 땅에 닿았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 100여명을 태우고 1년 만에 다시 그곳을 찾은 카르티에는 현지 주민에게 땅이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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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덩컨 매든이 쓴 신간 '여행자의 어원사전'
자유의 여신상 [UPI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금과 귀중품을 찾아오라는 프랑스 국왕의 명을 받아 든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1491~1557)는 대서양을 나선 지 20여일 만인 1535년, 이름 모를 땅에 닿았다. 아시아인 줄 착각한 그는 일대를 살펴본 후 그곳을 프랑스령으로 선언했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 100여명을 태우고 1년 만에 다시 그곳을 찾은 카르티에는 현지 주민에게 땅이름을 물었다. 그들은 '카나타'(kanata)라 답했고, 이는 추후 '캐나다'(Canada)라는 국명으로 굳어졌다.

여행작가인 덩컨 매든이 쓴 신간 '여행자의 어원사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저자가 6개 대륙 65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조사한 내용과 여러 문헌, 전설 등을 참고해 나라 이름의 연원을 추적했다.

[윌북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책에 따르면 나라 이름을 작명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높은 산들의 나라'라는 뜻의 아이티처럼 주요 지형에서 따온 경우, 중국의 동쪽에 있어서 '해가 뜨는 나라'라는 뜻의 일본처럼 위치나 방향을 상징하는 경우, 프랑크족에서 유래한 프랑스처럼 민족에서 유래한 경우, 중요한 인물을 기념해서 작명하는 경우다.

'아메리카 합중국'(미국)은 이 가운데 마지막 경우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1454~1512)의 이름을 라틴어화해서 만들었다. 베스푸치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땅이 아시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대륙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지리학자 마르틴 발트제뮐러(1475~1522)는 "이 지역의 이름을 아메리고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라고 부르는 것을 정당한 이유로 반대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고, 이 명칭이 널리 알려지면서 후일 '아메리카'로 불리게 됐다.

캐나다 단풍 [캐나다관광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발트제뮐러가 성(姓)인 베스푸치보다 이름인 아메리고를 쓴 이유는 아메리고가 베스푸치보다 라틴어로 만들기 쉬웠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아메라카 대신 '베스푸티아합중국'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브라질은 브라질 나무가, 아르헨티나는 은이 풍부해서 얻은 국명이다. 아르헨티나(Argentina)는 '은으로 만든', '은색의'란 뜻으로, 라틴어 아르젠툼(Argentum)에서 기원했다.

볼리비아는 스페인으로부터 남미를 해방한 베네수엘라 출신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1783~1830)의 위업을 기념해 지어진 국가명이고, 핀란드는 핀족의 나라, 러시아는 루스족의 나라라는 뜻이다.

책에는 이 밖에도 남·북한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의 어원이 수록됐다. 정설뿐 아니라 전설 같은 이야기도 다수 수록돼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윌북. 296쪽. 고정아 옮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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