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산] 산의 계단, 경사로보다 무릎 충격 적다

서현우 2024. 6. 1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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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산에는 인공시설물이 많은 편이다.

다만 그는 "계단이나 경사로 모두 발을 딛을 때 '앞부분'부터, 하산속도는 '느리게', 보폭은 '좁게'하며 평소에는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습관(무릎 관절로 전해질 충격을 발목이 더 부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을 갖고 근감소증 등을 병원에서 정밀 진단해 두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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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과 무릎 건강
계단이 무릎에 더 해롭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오히려 계단이 무릎 관절에 가하는 충격량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산에는 인공시설물이 많은 편이다. 충분히 자연지형을 이용해 갈 만한 곳이더라도 데크나 안전 난간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쉽게 등산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설물을 반기는 이들도 있는 반면, 자연미를 해치고 모험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불만은 계단이 무릎에 안 좋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 산꾼들은 계단을 내려설 때 무릎이 받는 충격에 부담을 느낀다. 오클라호마대학교 산업공학부 킴벌리 그레이브스 울핀바거의 '노인의 경사로 및 계단 사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57~95세 43명에게 물었을 때 81%가 계단보다 경사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알려진 것과 정반대로 계단을 따라 걸어 내리는 것이 경사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무릎 관절에 충격을 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디지털치료연구팀 전형민 교수의 논문 '발딛기 전략에 따른 하강 보행 중의 하지 관절 부하의 비교분석'의 연구결과다.

전 교수는 내리막 경사로와 계단을 걸을 때 발목, 무릎, 고관절에 미치는 충격량을 다양한 형태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향인 관상면(몸을 배와 등으로 반으로 나누는 가상의 면)의 최대 모멘트(힘)가 계단은 0.72Nm/kg, 경사로는 0.76Nm/kg으로 5% 정도 경사로가 더 큰 충격을 줬다. 또한 회전운동으로 인한 충격량을 측정한 각충격량도 계단은 174Nms/kg, 경사로는 204Nms/kg으로 경사로가 17% 정도 더 컸다.

전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발을 앞부터 혹은 뒤꿈치부터 내딛느냐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계단을 내려설 땐 보통 발 앞쪽을 먼저 딛고, 경사로는 발뒤꿈치를 먼저 내딛게 되는데 이렇게 발뒤꿈치부터 내딛는 것이 해부학적으로 무릎에 더 큰 부하를 준다는 것이다.

또한 계단은 평면이라 안정적인 반면, 경사로는 미끄러워 무릎 관절에 앞뒤로 더 부하를 준다. 더불어 경사로에선 계단에 비해 무의식적으로 보행속도가 더 빨라지고, 보폭도 넓어지는데 이 또한 악영향을 준다.

발목 각충격량은 경사로보다 계단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절을 위해 무조건 계단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전 교수는 "어쨌든 하체가 받는 충격량의 전체 값은 같다"며 "발목 관절의 경우 반대로 계단에서 더 큰 충격을 받는다"고 했다. 즉 위와 같은 실험 결과가 나온 것은 무릎이 받을 충격을 발목이 대신 흡수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전 교수의 '계단과 경사로 하강 동작 중의 발목 관절 충격량 비교'에 따르면 발목의 각충격량은 경사로가 약 0.8Nms/kg, 계단이 1.6Nms/kg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왜 그동안 우리는 계단이 더 무릎에 해롭다고 느낀 걸까? 전 교수는 "보통 경사로들은 각도가 낮고, 계단은 높아 심리적으로 경사로가 더 편하다고 각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제한적으로 해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리의 길이와 각도, 근육량 등이 개인마다 다 달라 충격량 양상이 반대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계단이나 경사로 모두 발을 딛을 때 '앞부분'부터, 하산속도는 '느리게', 보폭은 '좁게'하며 평소에는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습관(무릎 관절로 전해질 충격을 발목이 더 부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을 갖고 근감소증 등을 병원에서 정밀 진단해 두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고 전했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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