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타나카 日 다이마루 백화점 본부장...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미디어 리테일’로 발전”
삿포로부터 후쿠오카까지 전국에 매장
각지 특색 살린 생산자와 상품 발굴
독창적 경험 선사하는 ‘미디어 리테일’
“손님들은 홋카이도의 우유 쿠키, 고치현의 수제 소금을 사러 백화점에 옵니다.”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은 매출 규모 기준 일본 2위 백화점이다. 지난 2010년 290년 역사를 가진 다이마루 백화점과 400년 역사를 가진 마츠자카야 백화점이 통합하면서 탄생했다. 특이한 점은 본점을 별도로 두지 않고 북쪽의 삿포로부터 남쪽 후쿠오카까지 열도 전역에 걸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본점이 없는 백화점’으로 불린다.
이 백화점은 각 점포에서 지역에 관련된 물건이나 사람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전략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저 열풍으로 방일 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다이마루 백화점은 한국인에게도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명품 구매뿐만 아니라 각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덕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타나카 토모아키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 경영전략본부장은 “매장의 지역 특색을 살리는 것이 결국 집객력을 높이는 방안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인 경험 소비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각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고유의 독자성이 강한 생산자와 상품을 발굴해 판매한다. 삿포로 지점에서는 홋카이도 유제품 상품을, 시코쿠 고치현에서는 수제소금을 파는 식”이라고 말했다.
엔저 현상으로 방일 관광객이 늘면서 일본 백화점 매출도 증가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이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었던 방안이 바로 이런 ‘로컬리티’에서 나왔다는 것이 토모아키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들이 매출 증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포켓몬센터’가 있는 오사카 등의 지점이나 홋카이도 유명 쿠키 등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삿포로 지점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고 말했다. 이어 “교토 매장에서는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붙이는 긴츠키 장인을 모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매장을 활용해 국내외 소비자들이 찾고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점포만이 줄 수 있는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 부상 속에서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이 선택한 길이다. 토모아키 본부장은 “소통이 필요한 상품 구매에는 각 점포의 강점이 작용한다”면서 “온라인에선 가격과 상품만 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점원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또 공간이 주는 경험과 체험도 중요한데, 향후 리뉴얼할 지점에 이런 고민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토모아키 본부장이 설명하는 다이마루 백화점의 미래 비전은 독창적인 신사업들에서 엿볼 수 있는 오리지날리티(독창성)다. 장소와 시간을 극복해 다이마루 백화점만이 펼칠 수 있는 사업을 하겠다는 각오다. 단순한 유통 회사를 넘어 ‘미디어 리테일’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어나더 어드레스라는 구독형 패션 대여 서비스다. 마르니나 메종 마르지엘라 등 명품까지 입점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냉동식품 구독 서비스인 라크리치, 예술 서비스인 아트빌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다이마루 마츠자카야만의 브랜딩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어나더 어드레스의 경우 고객들에게 패션을 통한 풍요로운 생활을 제공하면서 친환경적인 활동도 될 수 있다. 최근 구독자가 늘면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일종의 매체로서 온라인, 오프라인 양쪽에서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토모아키 본부장은 백화점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일축하며 “백화점을 단순히 백화점으로만 본다면 당연히 미래가 어둡겠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미디어로 기능한다면 발전의 여지가 많다”면서 “백화점 사업에서 경험 선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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