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 모녀 주식담보대출 1.1조 상환…최태원 대출 늘었다
최태원 대출금 580억 늘어…구광모 상속세 납부 목적 1225억 추가 대출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대기업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지난해보다 약 9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삼성 일가가 보유 지분을 팔아 대출금을 갚은 영향이다. SK그룹, HD현대, LG그룹 등은 주식담보대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7일 기준 총수가 있는 78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개 그룹 오너 일가 중 1명 이상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 중이었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오너 일가가 215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103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8월(136명) 대비 33명 감소했다.
주식담보대출 중인 오너 일가는 보유 계열사 주식의 30.6%를 담보로 잡고 총 6조 7741억 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금액은 전년 대비 8817억 원 줄었으며 주식 담보 비중도 6.5%포인트(p) 하락했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담보대출 금액이 줄어든 데에는 삼성 일가의 대출 상환이 영향을 미쳤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세 모녀가 상속세 마련 목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삼성그룹의 대출 금액은 지난해 4조 781억 원에 달했다.
올해 삼성가 세 모녀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대출금을 갚으면서 삼성그룹의 주식담보대출 금액은 전년 대비 1조 1453억(28.1%) 원 감소한 2조 9328억 원으로 집계됐다. 담보 비중도 전년 대비 9.7%p 하락한 30.7%로 조사됐다. 다만 삼성그룹의 담보 대출금은 여전히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많았다.
홍 전 관장의 주식담보대출은 전년 대비 4700억 원 감소한 1조 7800억 원이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5870억 원을 상환, 현재 대출 금액은 5800억 원이다. 이서현 사장의 대출금은 전년 대비 883억 원 줄어든 5728억 원이다.
삼성그룹 다음으로 대출금이 많은 곳은 SK그룹으로 조사됐다. SK그룹은 올해 대출금이 6225억 5900만 원으로 전년(6183억 5800만 원) 대비 42억 원 늘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부자의 대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출금이 580억 원 늘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 보유 지분 33.8%를 담보로 4315억 원을 빌렸는데 올해 추가 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대출금도 전년 대비 40억 원 증가했다.
롯데그룹의 올해 주식담보대출은 46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보유 주식 74.7%와 롯데쇼핑 주식 49.7%를 담보로 2269억 원을 빌린 상태다. 전년 대비 대출금이 40억 원 늘었다.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은 지난해 담보 대출이 없었지만 올해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보유 지분을 담보로 2395억 원을 빌렸다.
LG그룹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오너 일가가 지난해 5명에서 올해 4명으로 줄었다. 다만 대출금은 856억 5000만 원 늘어난 3603억 5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1225억 원을 추가로 빌린 영향이다. 구 회장의 올해 주식담보대출은 2995억 원으로 LG의 주식 담보 비중은 12.8%에서 23.3%로 상승했다.
HD현대 일가 대출금은 전년 대비 460억 원 증가한 4175억 원으로 나타났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대출금이 전년 대비 500억 원 증가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대출금은 40억 원 감소했다.
한화그룹 일가 대출금은 전년(1600억 원) 대비 475억 원 감소한 1125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195억 원의 담보대출을 가지고 있었는데 올해 70억 원을 상환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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