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다시 키운 밀양 성폭행 사건…점점 커지는 파장 ‘사적복수 실사화’ [SS연예프리즘]

함상범 2024. 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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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밀양 성폭행 사건'이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사건 이후부터 꾸준히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의 시작은 외식사업가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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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사진 | 무비꼴라쥬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밀양 성폭행 사건’이다. 무려 20년 전 사건이지만 당시 가해자들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사이버 렉카’(이슈를 콘텐츠로 만드는 유튜버에 사고만 일어나면 난폭운전으로 현장에 출동하는 사설 구난차에 대한 멸칭)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확인되지 않은 가해자 정보를 공개하자 성난 대중들이 가해자들이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개인 영업소 등에 대한 별점 테러 및 항의를 하는 양상이다 .

피해자가 “무분별한 공격을 멈춰달라”는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호랑이 등에 탄 듯 질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비했던 법적인 처벌에 대한 ‘사이다’라는 반응도 있는 가운데, 광기로 접어들고 있는 지나친 사적 복수라는 우려도 나온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사건 이후부터 꾸준히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의 시작은 외식사업가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됐다. 2년 전 백종원이 우연히 찾은 밀양의 한 곱창집에서 서빙을 하는 인물이 성폭행 주요 가해자였던 것. 피해자 가족이 댓글을 남긴 것이 퍼지면서 알려졌다. 현재 가해자가 운영하는 식당은 문을 닫았다.

배우 천우희를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영화 ‘한공주’(2014)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천우희는 해당 사건이 재조명된 시기에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했다.

천우희는 “‘한공주’와 내가 단둘이서 기대고 의지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라며 “항상 내가 옆에 있어 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은 떠나 보냈지만 공주는 내가 항상 지켜줘야지 하는 무게감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이 알려지던 차에 천우희의 ‘한공주’ 발언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공주’는 넷플릭스 영화부문 TOP 1위까지 올라갔고, 밀양 성폭행 사건도 점점 뜨겁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최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법률대리와 故 최진실의 손해배상피소 사건의 무료 변론을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된 것이다. 당시 최진실의 무료변론을 맡았던 강변호사는 여론이 악화되자 최진실 측에게 수임료 1000만원을 받아 절반을 성폭력 상담소, 나머지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냈다.

방송인 박명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이 사건과 관련 “피해자의 마음이 우선이다. 시간이 지나서 일상에 복귀하려고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되레 더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해 지지를 받았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등 특이점이 짙은 사건이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의 실사화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이버렉카의 행태를 두고 넷플릭스 ‘지옥’(2021) 속 화살촉(김도윤 분)과 닮았다는 평가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대국민적 열망이 모인 것 같다. 이 사건이 아니었어도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심한 가운데, 불이 크게 붙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공적 처벌이 무용해질 수 있다.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이 나올 때마다 사적복수로 흘러갈 수 있다. 대중이 효능감을 느낀다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사법부나 정부에서 해당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가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처벌은 어렵더라도 흉악하고 극악한 범죄에 있어서는 촉법소년이라도 예외를 두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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