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허용, 코인거래소 득일까 실일까?

최용순 2024. 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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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해 영국, 홍콩 등 금융 선진국들이 잇달아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국내 ETF 도입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먼저 가상자산 현물 ETF 판매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사만 가능해 기존 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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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감소 등 시장재편 가능성↑
"업비트 등 대형거래소 수혜" 예상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홍콩 등 금융 선진국들이 잇달아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국내 ETF 도입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현물 ETF가 출시되면 가상자산 시장이 투명화되고 투자 장벽이 낮아져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투자자층 변화 등으로 지금까지 시장을 독차지했던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입지와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탁 등 ETF 관련 서비스 없을땐 타격

먼저 가상자산 현물 ETF 판매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사만 가능해 기존 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금융투자사들이 자사 ETF 판매를 위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낮출 경우 기존 거래소 이용자들이 금투사로 옮겨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올해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 직후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미즈호증권은 1월 비트코인 ETF 출시 후 코인베이스의 일평균 거래량은 19억달러로 출시 전 30일 동안의 25억달러보다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줄긴 했지만 코인베이스의 사정은 양호한 편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 코인베이스는 법인 대상 커스터디,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ETF 출시 이후에도 매출과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는 법인 거래가 막힌데다 대부분 커스터디 등 ETF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아 ETF 출시 수혜를 누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쟁글 장경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코인베이스는 자체 인프라 서비스(수탁, 결제 등)를 제공해 ETF 출시 이후에도 수혜를 얻었다"며 "하지만 한국 가상자산거래소는 추가적인 인프라 서비스 제공이 부족해 이러한 수혜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 "국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만 ETF 출시가 가능해 현재 거래소 중심 시장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ETF가 도입된다면 가장 준비가 안된 곳은 가상자산거래소"라고 꼬집었다.

대형거래소는 수혜 가능성…"협업 확대해야"

다만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는 ETF 출시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TF가 승인되면 시장 유동성 공급자(LP) 등 거래를 원활하게 지원하는 역할을 대형 거래소가 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형거래소는 기존 개인 외 법인 고객도 추가로 확보가 가능해진다.

ETF가 기존 거래소 고객을 빼앗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늘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거래소 이용자는 30대 등 젊은층이지만, ETF 이용자는 40대 이상으로 기존 자신들이 이용하던 금융투자사를 통해 시장에 신규 진입해 투자자층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물 ETF 거래가 가능해지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유동성 공급자가 업비트 등 대형거래소가 될 것"이라며 "ETF가 되면 법인 거래도 열리고 대형 거래소는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사와 협업이 어려운 중소거래소들이 알트코인에 치중할 수 있는데 관련 규제가 더 강화돼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경필 센터장은 "한국 거래소들은 기존 거래 서비스 외에도 수탁, 결제, 커스터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개발해 기관 투자자와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는 수탁업계의 활성화, 금융사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그리고 시장의 투명성과 규제 강화 등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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