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신인왕+CY 향한 거침없는 질주…'고작 730억' 받는 日 좌완에이스, 이번엔 CHC 최초+109년 만의 역사 썼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을 겪었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이번엔 구단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사이영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마나가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94구,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 시즌 6승(1패)째를 손에 넣었다.
야마모토가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였다면, '좌완에이스'로 불린 이마나가는 한차례 '노히트노런'을 비롯해 165경기(13완투 7완봉)에 등판해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올 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마나가의 계약은 LA 다저스와 무려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475억원)이라는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 몸값의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작았다. 이로 인해 야마모토에 비해 이마나가의 메이저리그행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4년 보장 5300만 달러(약 730억원), 옵션이 발동될 경우 최대 5년 9000만 달러(약 1239억원)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고, 시카고 컵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이마나가. 하지만 정규시즌 일정이 시작된 후 이마나가는 순식간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섰다. 이마나가는 데뷔 첫 등판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나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8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의 신인'으로 거듭나는 기염을 토했다.
좋은 흐름은 5월에도 계속됐다. 이마나가는 5월 마지막 등판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무려 2개의 피홈런을 포함해 8피안타 1볼넷 7실점(7자책)으로 무너졌으나, 밀워키와 맞붙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선발로 등판한 이후 9경기에서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특히 밀워키를 상대로 크게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점대를 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마나가는 밀워키전에 이어 6월 첫 등판이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대결에서 4⅓이닝 동안 5실점(1자책)으로 다시 한번 부진했는데, 두 경기 연속 메이저리그의 쓴 맛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0순위로 손꼽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경기 시작부터 3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이마나가는 스플리터를 적극 활용해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신시내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다.
이마나가는 2회 스펜서 스티어-조나단 인디아까지 중심 타선을 돌려세운 뒤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첫 실점은 3회였다. 첫 타자 루크 마일리에게 초구 하이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 하지만 이어 나온 타자들을 모두 깔끔하게 요리했고, 4회 또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마친 뒤 5회에는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신시내티 타선을 매조졌다.
이마나가는 탄탄한 투구를 바탕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신시내티 타선을 요리했는데, 7회 시작부터 스펜서 스티어-조나단 인디아-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야수진의 도움 속에서 타자 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고, 후속타자 TJ 프리들까지 삼진 처리하며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생산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바통을 넘겨받은 제이크 프랠리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며 6⅔이닝 2실점(2자책)으로 등판을 마치며 39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이마나가는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하면서 매 등판이 메이저리그 역사로 이어지던 흐름이 중단됐는데, 이날은 달랐다. 미국 'ESPN'에 따르면 개막전 이후 선발로 12경기에 등판해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1913~1915년 집 자르베 이후 무려 109년 만의 컵스 구단 네 번째이자, 두 명째 기록으로 연결됐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마나가는 볼넷, 탈삼진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선발 12경기에서 11개의 볼넷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01년 이후 컵스 구단 '최초'의 기록이었고, 72개의 삼진을 솎아낸 것은 1998년 켈리 우드(107탈삼진), 현재 다저스에서 투수 코치를 역임하고 있는 망크 프라이어(86탈삼진) 이후 구단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잠깐의 부진은 있었지만, 두 경기 만에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낸 이마나가의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향한 여정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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