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존재감에 또 엇갈린 희비...엔비디아 업, 애플 다운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 고용보고서의 충격을 벗어나면서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번주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태도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선 10대 1 액면분할로 거래를 재개한 엔비디아는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신제품 발표회에서 고유한 AI(인공지능) 개발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애플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9.05(0.18%) 상승한 38,868.0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3.8포인트(0.26%) 오른 5,360.7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59.4포인트(0.35%) 상승해 지수는 17,192.53에 마감했다.
이번주에는 11일(화)부터 12일(수)까지 연준의 FOMC가 진행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후 2시 기자회견에 등장하기 전에 12일 오전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5월분 통계 결과도 발표된다. 연준은 지난주 나온 고용보고서와 이번주 CPI 등을 고려한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금리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준이 수요일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지만 이날 파월 의장이 발표할 연준의 시각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하반기 금리인하를 한다면서 언제가 시작점이고, 과연 몇차례나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다. CME 페트와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올해 11월 단 한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급등으로 시가총액이 3조 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분할 전 1200달러대였던 주가는 이날 분할로 인해 주당 120달러 초반에서 시작해 121.79달러로 마무리됐다.
CNBC는 주식의 액면 분할은 회사의 기본 펀더멘털이나 주식의 내재 가치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러한 분할이 이론적으로 소매 주식 소유권과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가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당 가격이 낮을 수록 더 많은 투자자에게 노출돼서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2019년 이후 45차례의 러셀 1000 주식 분할을 살펴본 결과, 뉴스가 나온 다음 주에 주가가 일반적으로 4% 상승했다가 몇 주 후 또는 발효일 무렵에는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액면분할은 단기적인 심리 이슈이고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액면분할 발표 효과에 대한 한 가지 이론적 근거는 유동성 증가"라며 "그러나 분할이 발효된 후 유동성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가장 최근의 주식 분할 사례 중 일부는 오히려 소매 거래 활동을 크게 증가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분할이 발효되기 6개월 전과 분할이 발효된 후 6개월 동안 일반 투자자가 거래한 주식의 평균 비율을 비교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주식분할 이후 거래 활동에서 소매 비율이 평균 0.2%p 증가한 것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아마존을 포함한 메가캡 기술주에는 이런 일반적인 통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애플은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파크 캠퍼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열어 AI를 비롯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았다.
가장 관심이 컸던 AI 내재화 서비스는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는데 회사 측은 6가지 특장점을 설명했다. 특징적인 기능은 △상황기반 알림(Context-driven notifications)과 △작문개선 기능(Writing improvements) △이미지 생성(Image generation) △교차 앱 작업(Cross-application tasking) △개인화 집중기능(Focus on personal context) △개인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 등이다.
애플은 내재화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자신이 찍은 가족사진들을 모아 아주 손쉽게 동영상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시현했다. AI 서비스를 활용하면 자신이 짜 놓은 스케줄을 전제로 AI 비서에게 근무 시간을 얼마나 연장하면 이후의 약속에 늦을 수 있는지 질문해 교통상황 등에 따른 도착시간을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 서비스 발표를 맡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발표에 앞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인공지능이라고 말하지 않고 "심오하고 새로운 인텔리전스 기능"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나와 있는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애플 유저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페더리기 부사장은 "특별한 이 기능들에 대해 말하자면 개발자로서 정말 기쁘고 이들은 어리석은 개그나 우스꽝스러운 소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작동이 나는 AI 보다는 실용적인 인텔리전스 서비스가 낫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이날 자사 고유의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계획보다는 기존 시리(Siri) 기능을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연계해 사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애플 유저가 챗GPT를 원할 경우 이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초 애플의 생성형 AI 개발 서비스나 계획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로부터는 적잖은 실망감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애플 주가는 발표가 이뤄진 이후 2%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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