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약속 안 지킨… 두 얼굴의 ‘노루페인트’ [집중취재]

윤현서 기자 2024. 6.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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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페인트가 안양공장에서 에폭시 증기 유출사고로 문제를 일으켜 공장 이전을 약속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노루페인트는 에폭시 누출사고 이후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협의했고 안양도시공사 용역과정에도 참여했는데, 갑자기 연구단지를 건립한다는 건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만약, 노루페인트가 공장을 옮기지 않으면 박달동 공업부지 개발사업계획은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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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해물질 유출사고 발생... 재발 방지책으로 공장 이전 협의
10년 지나 되레 연구단지 추진 ‘황당’... 市 박달동 공업부지 개발도 차질
노루페인트 “10년 전 내용 몰라... 현재 공장 이전 계획 없다” 밝혀
노루페인트가 안양공장 이전을 약속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10일 노루페인트 안양공장 전경. 홍기웅기자

 

노루페인트가 안양공장에서 에폭시 증기 유출사고로 문제를 일으켜 공장 이전을 약속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안양시가 추진 중인 만안구 박달동 일대 공업부지 개발사업계획도 차질을 빚을 위기에 놓였다.

10일 안양시와 안양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노루페인트 공장에서 유해물질인 에폭시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안양, 광명, 부천 등 수도권 서부지역 일대는 심한 악취로 뒤덮였고 주민 150여명이 두통과 설사,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안양시와 노루페인트는 공장이전 등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경기일보가 단독 입수한 회의자료에 따르면 노루페인트는 사고재발 방지대책 관련 발열반응을 일으키는 수지제품은 다른 공장에서 생산키로 하고, 안양공장 이전에 대해선 기본안을 마련해 협의키로 했다. 안양시가 공장이전과 관련, 공장이전을 위해 제반 행정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런 가운데 안양시도시공사는 지난 2021년부터 박달동 일원 공업부지를 개발키로 하고,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며 당시 연구용역과정에서 노루페인트와 다른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개발사업과 이전문제 등을 논의했다. 안양도시공사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최근 박달지식·첨단산업단지 입지조사 및 기업유치 전략용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노루페인트가 부지 내 연구단지를 짓겠다며 안양시 건축심의위에 관련 서류를 접수했고, 시는 현재 건축심의를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시는 노루페인트가 연구단지를 건립하겠다는 건 공장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루페인트는 에폭시 누출사고 이후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협의했고 안양도시공사 용역과정에도 참여했는데, 갑자기 연구단지를 건립한다는 건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만약, 노루페인트가 공장을 옮기지 않으면 박달동 공업부지 개발사업계획은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대책 마련을 주장했던 현재순 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대표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노루페인트는 주택이 있는 도심보다는 산업단지로 이전하는 것이 맞다”며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는 이전하겠다고 합의해 놓고, 시간이 지나 사고가 잊혀졌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안양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10년 전 내용은 알수 없다”며 “현재 공장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윤현서 기자 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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