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몸짱 욕심, 근육 녹는 ‘횡문근융해증’ 부를 수도

‘얼차려’ 훈련병 사망원인 추정

- 근육통·갈색 소변 증상 대표적
- 운동 강도 조절하고 수분 섭취
- 심장 검사 후 수액·약물 치료

최근 군기훈련을 받다가 숨진 육군 훈련병의 사망 원인이 횡문근융해증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횡문근융해증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은 일반인에 다소 낯선 질병이다. 근육이 손상됐을 때 골격근세포가 녹거나 죽어 근색소인 미오글로빈이 혈중에 과다하게 유출되면서 신장을 폐색 또는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온종합병원 인공신장센터 최재혁 과장이 환자와 면담하고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횡문근융해증의 증상으로는 근육 통증과 경직, 피로감이나 무력감과 함께 근육이 붓고 발열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의 색깔도 갈색이나 붉은색 등으로 변할 수 있다. 구역질과 구토가 동반되면서 심한 경우에는 정신혼란, 방향감각 상실, 부정맥, 발작,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근육이 외부의 충격이나 압력을 받거나, 과도한 운동이나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할 때 발생한다. 근육질환이나 신장 질환, 전해질 불균형, 감염, 갑상선 기능저하증, 저체온증 등도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여름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려 수분 부족 등으로 이어지면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신장 등 장기 부전은 물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횡문근융해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우선 임상적으로 근육 통증, 부종,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소변 색깔이 갈색이나 붉은색 등으로 변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해 근육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혈중 크레아틴 키나제(Creatine Kinase) 수치와 마이오글로빈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근육 통증과 경직이 확인되면 우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때에는 근육의 경직과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자세를 편안하게 유지한 채 목을 지탱하고 호흡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의식이 없으면 가슴압박과 함께 인공호흡을 번갈아 시행하면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횡문근융해증 환자는 몸 안의 독소를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수액치료와 함께 약물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염증을 줄이는 처치를 받는다.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신장 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신장 기능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무더위가 지속하는 한여름 ‘이열치열’을 내세워 전신 피로감이나 무력감을 다스리려는 이가 많은데, 운동의 강도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온종합병원 인공신장센터 최재혁 과장(신장내과)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한 나머지 운동을 과도하게 하다가 횡문근융해증을 일으켜 응급실을 통해 입원·치료하는 환자가 많다”며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엔 수분 섭취와 더불어 운동의 강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연간 2만6000명, 인구 10만 명당 7명 꼴로 횡문근융해증에 시달린다고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다. 다만, 운동 마니아가 늘면서 횡문근융해증 환자 역시 증가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온종합병원에서 횡문근융해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9명이며, 이 중 20·30대가 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재혁 과장은 “갈증을 느끼는 것은 이미 체중의 3%에 해당하는 수분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할 때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20분마다 150㎖(종이컵 한 컵 분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