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 다 털릴라” MS, 논란의 AI ‘리콜’ 결국 비활성화 조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4′에서 야심 차게 공개했던 인공지능(AI) 신기능 ‘리콜’의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했다. 리콜은 오는 18일 출시되는 MS의 차세대 먹거리인 ‘코파일럿+(플러스) AI PC’ 제품군의 대표 기능으로, PC 화면에 떠 있는 내용을 AI가 전부 스크린 샷을 찍어 기억하고, 사용자가 원하면 찾아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아까 파란색 원피스를 팔던 쇼핑몰 웹사이트를 찾아줘”라고 PC 내 AI에 명령하면, 사전에 찍어둔 스크린 샷 중 파란색 원피스가 있는 웹사이트를 찾아 보여주는 식이다.
원래 MS는 이 기능을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활성화’ 상태로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만 쓸 수 있도록 기본 설정을 ‘비활성화’로 출시하기로 했다.
MS가 오랜 기간 준비한 AI 신기능을 감추듯 한 이유는 정보 보안 우려 때문이다. MS가 이 기능을 공개한 후, 해커가 손쉽게 ‘리콜’이 저장해둔 스크린 샷에 접근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개인 이메일이나 회사의 기밀이 담겨 있는 차트 등 화면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데이터를 저장할 때 암호화 시스템이 없어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MS는 PC 내부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외부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MS는 AI 기능의 보안 우려를 없애기 위해 갖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리콜’ 기능을 사용하려면 생체 인증 기능인 ‘윈도 헬로’ 등록을 마쳐야 한다. 사용자가 AI를 통해 PC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 보려면, 다시 본인임을 인증해야 한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번거롭게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하고, 생체 인식 등록까지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이용 빈도와 편의성이 당초 기대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며 “AI 기능을 앞세워 PC 산업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MS의 기존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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