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광부 1014명 넋 달랬다…폐광 앞둔 ‘마지막 위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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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사고로 순직한 광부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장명사 탄광산업재해순직자 위령재'가 봉행됐다.
이달 말 폐광을 앞둔 장성광업소가 주최하는 마지막 위령재다.
장명사 탄광산업재해순직자 위령재는 1960년대 장성광업소가 사찰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최인강 장성광업소 노조위원장은 "비록 광부의 역할은 끝났지만 장명사를 끝까지 지키고 문화적인 행사로 만들어 유가족 분들을 계속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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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사서 봉행 유가족 위로
“문화행사로 존치” 한목소리
탄광사고로 순직한 광부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장명사 탄광산업재해순직자 위령재’가 봉행됐다. 이달 말 폐광을 앞둔 장성광업소가 주최하는 마지막 위령재다.
10일 오전 10시 찾은 장명사 명부전 앞.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라고 쓰여진 천막 아래 장성광업소 직원과 유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재가 거행됐다.
타종 소리와 함께 순직 광부 1014명의 넋을 기리는 장명사 자엄스님의 불공의식이 진행되자 유족들도 탄광에서 순직한 가족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함께 기도했다. 순직한 가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던 몇몇 유족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장명사 탄광산업재해순직자 위령재는 1960년대 장성광업소가 사찰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매년 음력 5월 5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주최로 봉행돼왔다. 현재 장명사에는 태백 장성광업소 소속 광부 719명, 정선 함백광업소 소속 광부 163명, 영월광업소 소속 광부 132명 등 총 1014명의 위패가 있다.
하지만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위령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1975년 갱도 내 가스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민분자(70)씨는 “남편이 37살, 내가 30살에 가스 사고가 일어났는데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가 남편도 그때 같이 죽었다”며 “위령재가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이 된다. 문화유산으로 남아 유족들이 계속 기억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스사고로 시동생을 잃은 심금분(74)씨도 “시동생과 남편이 광부였는데 시동생이 사고가 났다고 해서 남편이 구하러 가보니까 이미 질식해서 운명을 달리했더라. 그때 시동생은 결혼한 지 겨우 5달째에 아내한테 아기가 생긴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가버렸다”며 “폐광된다해도 위령재는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인강 장성광업소 노조위원장은 “비록 광부의 역할은 끝났지만 장명사를 끝까지 지키고 문화적인 행사로 만들어 유가족 분들을 계속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정사 퇴우 정념 스님은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아쉬움도 많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재해 순직 영령들의 왕생극락을 빌고 유족들의 마음과 한을 씻고 달래는 재를 끝까지 봉행해나가야 한다. 80년간 이어온 전통의 뿌리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문화유산으로 계승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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