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1개 상임위원장 독식…'정국경색' 불가피[종합]
與 "오늘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 전락"
국회의장 "오늘은 국회가 가볍게 여기던 국회법 지킨 날"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원 구성 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자당 몫으로 단독 선출했다. 여당이 중재안을 제시했음에도 야당이 이를 거부, 단독 선출에 나선 만큼 '정국경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11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했다. 본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원 구성 관련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결렬되자, 우 의장은 국회법을 들어 본회의를 개의했고 민주당이 단독 제출한 11개 상임위원장 후보 명단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야당의 일방적인 본회의 개의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상임위원장 선거 결과, △운영위원장 박찬대 의원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 의원 △교육위원장 김영호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의원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 의원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 의원 등 총 11곳에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여야는 이번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앞두고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왔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우 의장 주재로 이날 한자리에 모인 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협상에 나섰지만, 또다시 기존 입장만 확인했다.
더욱이 우 의장이 민주당의 '국회법 우선' 입장에 힘을 실으며 본회의 개의 강행을 예고하자, 추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과 박 원내대표의 '국회법 우선' 입장을 언급, "여도 아닌 야도 아닌 어느 정파에도 매몰되지 않고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해 달라는 큰 기대를 안고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함께 의장을 모시고 있는 것"이라며 "조금 전 (우 의장의) 취지를 들어보면 거의 민주당 의총의 대변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고 직격했다.
추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결국 이날 저녁 이어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중재안'을 제시했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은 만큼, 제2당인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운영위·과방위원장은 포기하겠다는 절충안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당의 중재안을 거절,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돌입했다.
국회의장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하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의 협상 결렬 소식에 "입법 독재 자행하는 우 의장은 물러나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전임 당대표였던 김기현 의원도 "국회의장이 기본 품성을 지켜야지"라면서 "무슨 국회의장이 이러는 것인가, 기본 자질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본회의를 개의한 우 의장은 "되도록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열기 위해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최대한 기다렸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상황에 변동이 없다"며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국회의장으로서는 원 구성과 개원을 마냥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오늘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171석 권력으로 지금 우리 소수당을 가로막아 세울지는 몰라도 국민과 역사의 판단마저 가로막을 수는 없는 만큼, 반드시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우 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상임위 위원장 선출에 대해 "국회가 국회법을 지킨 것"이라며 "2024년 6월10일 오늘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그동안 우리가 가볍게 여기던 국회법을 이제 지키기 시작한 날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헌정 사상 국회법에 맞춰서 이렇게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처음"이라며 "국민들이 투표하고 총선을 치르고, 그 국회가 민의에 따라 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조바심을 가져왔는지 생각하면 국회가 더 분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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