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만이라도 달라" 與 마지막 제안 뿌리친 민주당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6. 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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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 11곳 상임위원장 독식
국민의힘, 법사위만 사수하고
운영위·과방위 넘기는안 제시
민주 거부로 원구성 협상 결렬
與 불참속 野 단독 선출 강행
법사위·과방위·운영위원장에
정청래·최민희·박찬대 선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단독으로 열린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청래 의원(왼쪽)이 이재명 대표 좌석 쪽으로 와서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가 활짝 웃으며 반기고 있다. 김호영 기자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10일 오후 8시가 다가오자 국회의장실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본회의 직전 여야 최종 협상이 결렬되고 더불어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물리력으로 이를 막기 위해 우원식 의장이 있는 국회의장실 문앞을 장악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재명 방탄 사죄하라' '우원식 의장 사퇴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의장실 앞 복도를 가득 메웠다. 또 "일방적인 국회의장 사죄하라" "국회정신 무시하는 이재명 방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본회의는 당초 열리기로 했던 오후 8시보다 1시간가량 지연된 오후 9시께 시작됐다. 오후 9시에 개의된 본회의도 이미 수차례 연기됐던 것이었다. 당초 본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원식 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간 회담이 이뤄지면서 본회의는 오후 5시로 연기됐다가 또다시 8시로 늦춰졌다.

지난 7일 상임위원장 후보 명단 제출 후 주말 동안 접촉이 없었던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우 의장 주재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우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전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30여 분간 독대하기도 했다.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만 사수하고 운영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민주당에 넘겨주는 안을 최종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

결국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 11명의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단독 표결이 진행됐다.

'상원'으로 불리는 법사위원장에는 친이재명계 핵심인 4선의 정청래 의원이 뽑혔다. 방송3법 등 재추진을 놓고 전선이 형성돼 있는 과방위원장에는 월간 '말' 기자 출신인 최민희 의원이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에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교육위원회 김영호, 행정안전위원회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등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는 박정 의원이 뽑혔다. 이들은 모두 3선 의원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의 입장에서 원 구성과 개원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불가피하게 본회의를 소집한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주재의 2+2 회동을 마친 후 우 의장을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까지 그 어떤 중재력을 발휘하지 않고 민주당 대변인처럼 일관되게 민주당 편을 들고 계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심심한 유감의 뜻을 다시 한 번 표한다"고 말했다.

11곳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민주당은 나머지 7곳 상임위원장도 단독으로 뽑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의 단독 표결로 국민의힘이 앞으로의 협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지각 출범하는 걸 국민도 바라지 않는다고 본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18곳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22대 국회 전반기가 끝나는 즈음인 2026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실제 강행할지, 엄포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에 정청래 의원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기준이 무엇이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의원총회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와 장관·원내대표 출신들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동철 기자 / 구정근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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