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국회도 죽었다” “이재명 독재 시작”…힘 잃은 與의 절규

변문우 기자 2024. 6. 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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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막판 양보마저 단칼 거절 당해” 보이콧…野, 11개 상임위장 단독 선출
박찬대 “국회 정상화된 날” vs 추경호 “野, 역사가 민주주의 적으로 기억”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여야의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점했다. 이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도 국회도 죽었다.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역사가 민주당 의원들을 민주주의 적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국회가 정상화된 날"이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뚫고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방탄" "尹 탄핵 기도"…본회의 대신 규탄대회 택한 與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진행된 양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막판에 저희가 법사위를 여당에게 준다면 운영위와 과방위를 포기하겠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단칼에 거부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기도 음모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기승전 이재명 대표 방탄"이라고 직격했다.

추 원내대표는 곧바로 본회의 불참을 선언한 후 여당 의원들을 모아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그는 "오늘부로 민주당도 국회도 죽었다"며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 대체 누구를 위한 폭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로지 이재명 방탄, 이재명 수호,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민생도 국익도 없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위한 온갖 당리당략적 악법들이 일방 통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 중재 역할을 맡은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비토도 쏟아졌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의장이 민주당의 의원총회 대변인으로 전락했다"며 "이 나라의 진정한 국회의장은 없다. 우원식 의장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 2당 몫의 법사위, 여당 몫의 운영위는 상식"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강탈해가려는 것은 결국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과 대통령 탄핵정국 조성, 그리고 이를 위한 언론장악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놀음에 빠져 국민들이 무서운 줄 모르고 있다"며 "이 모든 목적이 이재명 방탄에 있음을 국민들이 모를 것 같나. 다수당의 힘으로 우리를 밟고 지나갈 수는 있어도 법 앞의 정의와 진실마저 덮을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힘으로 막으려 해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현실화 되고 있다. 역사가 민주당 의원 여러분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5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도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기어이 국회를 반쪽 개원하고 말았다. 원내 제2당이 법제사법위원장, 국회의 관례를 완전히 무시하고 폭주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폭주기관차와 같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이유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딸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의 이념은 '개딸 전체주의', '대표 방탄주의' 밖에 없다"고 쏘아 붙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추경호(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와 상임위원회를 배분하는 원구성 문제를 두고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사위까지 선점하며 입법권 커진 野…특검 공세 본격화?

반면 민주당은 아랑곳 않고 11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갔다. 이날 진행된 본회의 표결 결과에 따라 ▲운영위원장에 박찬대 ▲법사위원장에 정청래 ▲교육위원장에 김영호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에 최민희 ▲행정안전위원장에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어기구 ▲보건복지위원장에 박주민 ▲환경노동위원장에 안호영 ▲국토교통위원장에 맹성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박정 의원이 최종 선출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당선 직후 소감으로 "국회가 국회법을 무시하는 것은 비정상이고 국회가 국회법을 준수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오늘은 국회가 정상회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2대 국회는 21대와는 전혀 다른 국회가 돼야한다는데 동의할 것"이라며 "총선 민심을 받드는 국회를 만들어야할 책임감을 느낀다. 권력을 확실히 견제하고 민생을 살피며 국민들이 정치 효능감을 느끼도록 실천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법사위원장에 당선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법을 만드는 국회부터 법을 모범적으로 준수해야한다. 법사위는 더더욱 그래야 한다"며 "국회에서 만든 법을 국회가 지키지 않는다면 국회가 만든 법을 누가 존중하고 따르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회부터 법에 대한 권위를 인정하고 법에 대한 예의 법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법사위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법에서 정한대로 법대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민주당이 상임위의 '상원'이라 불리는 법사위 수장 자리까지 가져오면서 거야(巨野)의 입법 권한은 더 막강해졌다. 민주당은 원 구성을 마침과 동시에 주요 민생 법안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을 통과시키며 '특검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통령실을 소관 부처로 두고 있는 운영위도 민주당이 선점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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