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9개 넓이 훼손…“10년 동안 몰랐다”
[KBS 광주] [앵커]
건설업은 광주·전남의 주요 산업의 하나죠.
이 건설 현장에 필요한 토석 채취를 위해 전남 곳곳에 채석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난개발로 인한 경관 훼손과 주민 불편에 장마철을 앞두고 붕괴위험까지 제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KBS는 채석장을 둘러싼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곽선정, 손민주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형 토목 공사나 아파트 등 건설에 필요한 자재가 골재나 암석 같은 토석입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골재의 40%를 산림에서 채취하고 있습니다.
골재는 지역별 자체 공급이 원칙입니다.
이 때문에 지역 내 건설 경기가 좋으면 채취량도 늘어나기 마련인데요.
전남의 경우 건설 경기가 호황이던 2020년에 채취실적이 전국 2위를 차지할 만큼 토석채취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골제 공급을 위해 채석장의 규제를 완화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한 대형단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개발업자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 부실한 관리 감독 등으로 수십 년째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불법 토석 채취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화순의 한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화순 동면에 위치한 한 야산.
정상 부근이 움푹 패어 있고, 폭격을 맞은 듯 거대한 돌들이 굴러다닙니다.
한 업체가 2012년부터 화순군의 허가를 받고 토석을 채취해 온 곳입니다.
당시 허가받은 면적은 2만 9천 제곱미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대상인 3만 제곱미터에 조금 못 미칩니다.
[김경수/인근 주민 : "분진이 계속 이렇게 마을로 내려오고 해서 마을에서 빨래를 널어놓으면 빨래에 먼지가 이렇게 알아볼 정도로 (붙어요)."]
해당 업체는 2014년부터 인근 산지에서도 토석을 채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산물을 채취하면서 나오는 자연석을 반출하겠다며, 잇따라 산지 일시사용신고를 한 겁니다.
현장을 가봤습니다.
대형 암석이 계단처럼 정밀하게 절단돼 있고, 폭약을 사용한 흔적도 보입니다.
KBS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경찰의 폭약 사용 허가도 받았습니다.
2021년부터 3년 동안 허가받은 규모만 2만 5천 킬로그램에 달합니다.
이곳은 언뜻 보면 산에 있는 밭처럼 보이는데요.
자세히 보면 돌밭 위에 흙을 덮어 만든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임산물을 채취하겠다고 신고해놓고 사실상 토석만 채취한 것으로 화순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가 토석을 채취한 면적은 총 6만 7천 제곱미터.
축구장 9개 정도 크기입니다.
전체 면적으로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쪼개기 허가나 임산물 채취 신고로 규제를 피해간 겁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훼손한 면적도 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세 차례 점검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은 화순군은 지난해 말에야 이를 적발해 업체 대표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또 토석채취 허가 연장을 반려하고, 산지 일시사용신고도 취소했습니다.
[노삼숙/화순군 인허가과장 : "다 일일이 확인이 어렵습니다. 신규로 들어온 것들을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이런 재허가 같은 것들은 좀 약간 그런 것들은 확인한다는 것이 몇백 건입니다."]
해당 업체는 화순군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취재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이성현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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