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 “북·중·러 핵무기 증가 우려”
“내려야 할 결정” 검토 시사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9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러시아 간 핵 협력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미 의회 등의 핵무기 배치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이 핵 기술을 공유한다는 증거를 봤느냐’는 질문에 “핵 역량에 관한 민감한 정보 사안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이들 국가 간 협력에 대해 우리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 북한 같은 국가의 핵무기가 늘어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의 핵 억제력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북·중·러의 핵 위협 증가에 대응해 핵무기 배치를 확대해야 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에 대해선 “아직 결정 내린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말한 (핵무기 확대) 가능성을 최소한 (옵션) 테이블에 남겨두라는 전문가위원회를 포함한 초당적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가 수개월 또는 수년 내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 의회 산하의 초당적 기구인 전략태세위원회(SPC)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SPC는 지난해 10월 중국, 러시아의 핵 위협 고조에 맞서 미국도 전술핵무기를 적극 배치하는 등 핵전력을 광범위하게 증강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7일 미국군축협회 연례회의 기조연설에서 북·중·러가 ‘군비통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핵무기 배치를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바디 선임보좌관은 “(북·중·러 등) 적대국들이 현 궤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몇년 뒤 현재 배치된 핵무기 숫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그런 날이 온다면 그것은 적대국을 저지하고 미국 국민과 동맹, 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심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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