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은 내가 간다” “쪽팔리게 살지 말자” 정부 치받은 의협

의협 회장 “여의도서 만나자” 
정부 “단호히 대응… 자격 정지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투쟁 선포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지도부가 “비겁한 의료 노예로 굴종하며 살지 않겠다” “쪽팔린 선배가 되지 말자” 등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의사 집단 휴진’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앞서 서울대 의대 및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데 이어 동네 개원의들이 주축인 의협도 18일 하루 집단휴진을 선포한 상태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10일 전체 회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정부가 또다시 위헌·위법적인 행정명령으로 휴진 신고명령을 발령하고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있다”며 “우리가 왜 의료 노예처럼 복지부가 휴진을 신고하라고 하면 따라야 하나”라고 썼다. 임 회장은 또 “광야에 나가 있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저는 기꺼이 의료 노예에서 해방돼 자유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집단휴직을 막기 위해 '휴진신고명령' 등의 조치를 강구하자 의협 회장이 다시 치받고 나선 것이다. 임 회장은 "정부가 총칼을 들이밀어도 제 확고한 신념은 꺾을 수 없다"며 "결코 비겁한 의료 노예로 굴종하며 살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당당한 모습으로 18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에서 만나자”며 의사들의 전면 휴진 참여를 촉구했다. 박용헌 의협 부회장도 페이스북 계정에 “감옥은 제가 갑니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마십시오"라며 휴진 동참을 당부했다.

의협은 전날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오는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 휴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는 병원에 15일 업무정지, 1년 이내의 의사 면허 자격 정지에 처할 방침이다. 의협이 불법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