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원유’ 검증했다는 전문가, 액트지오 소유주 지인이었다
석유공사 자문단에 이름 올려
평가 객관성·신뢰성에 ‘의구심’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의 동해 심해 원유가스전 탐사 자료 분석 결과를 검증한 해외 전문가가 액트지오 소유주이자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문단 선정 기준과 평가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0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 평가 해외 전문가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캠퍼스 잭슨 지구과학대학 소속 데이비드 모릭 교수, 세르게이 포멜 교수 등이 자문단에 참여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모릭 교수는 아브레우 고문의 2003년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측면 누적 패키지: 심해 곡류에 있는 중요한 저류 요소’라는 제목의 논문은 2003년 6월 미국 학술지 ‘엘스비어’가 발행한 해양·석유 지질학 저널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앙골라 연안 17광구의 지진 데이터를 토대로 심해 곡류와 원유 저장 가능성의 연관관계 등을 다뤘다. 아브레우 고문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인사가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 검증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첫 국정브리핑으로 원유가스전 가능성을 전하며 액트지오 분석 결과에 대해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검증을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 명단을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11일 행정안전부 정보공개포털에 게시한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평가 해외 전문가 자문 결과 보고 및 대금 지급’ 내역에서 이들 연구진의 이름을 명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문건 내용 자체는 비공개로 설정했다.
석유공사는 “전문성만을 고려해 해외 자문단을 선정했다”며 “아브레우 고문은 자문단 선정 과정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모릭 교수와 아브레우 고문이 논문 공동저자임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모릭 교수도 공정하게 자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유진·박용하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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