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위기아동 권리 법으로 지켜요"…'온마을 Law'에 모인 변호사들

[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어린이나 청소년과 관련한 범죄와 분쟁이 늘면서, 아이들도 법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잦아진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위한 법률지원에 나선 변호사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2년 전 첫발을 뗐는데, 지금까지 모두 350여 명의 아이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온마을로(Law)'를 운영하고 있는 공익법단체, 두루의 마한얼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먼저, '온마을 Law'는 어떤 일을 하는지, 그 배경과 의미가 궁금합니다.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온 마을 Law는 아프리카 속담으로 알려진, 한 아동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에서 따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런 온 마을을 지향하자는 의미에서 조사 '~로'를 붙이면서, 법을 뜻하는 영어 단어 'Law'를 중의적으로 사용하여 사업명을 온 마을 Law라고 지었습니다. 

변호사는 일정시간 이상의 공익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아동ㆍ청소년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활동과 잘 연계하고, 질적으로도 더욱 의미있는 성과를 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변호사의 수를 비롯해 권리옹호를 위한 자원들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서 서울 외 지역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권리옹호활동을 더 집중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의 권리에 관하여 출생부터 보건, 복지,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돌봄, 교육, 노동 등 다양한 제도에서 쟁점이 발생하고 있지만, 많은 정책과 제도가 아동ㆍ청소년보다는 어른들의 상황이나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 보고 이들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를 아동ㆍ청소년과 관련된 제도와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활동을 지원하고 확장하고자 온 마을 Law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아이들을 법의 주인공으로 보고 다각적으로 지원해온 단체인데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활동들을 해오셨습니까?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온 마을 Law 사업에 함께 참여하는 변호사들을 온 마을 Lawyer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2년 동안 52명의 온 마을 Lawyer가 참여하여 6,866시간 동안 총 446건의 권리옹호활동을 하였습니다. 

권리옹호활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소송이나 상담 외에도 아동보호 같은 행정절차를 지원하거나 제도 연구, 집필, 캠페인, 교육, 거리상담, 국제인권조약기구 심의 대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업에 참여한 변호사 중 90% 이상이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권리옹호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답하였습니다. 

숫자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소년법상 우범소년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이나 아동학대 관련 국가배상청구,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 피해자 지원, 보호출산제 대응 등 아동ㆍ청소년 권리에 관하여 의미있는 활약도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난달 24일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 '온마을 반상회'라는 행사도 개최를 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온 마을 반상회는 1년간 열정적으로 활동한 온 마을 Lawyer를 격려하고 활약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지난달에 열린 온 마을 반상회에서는 '온 마을이 함께 만들어 가는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 생태계'라는 주제로 온 마을 Lawyer들이 활동 경험을 나누며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어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까지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출생등록을 지원한 온 마을 Lawyer들로부터 2023년 입법된 출생통보제도의 의미와 후속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온마을 Law' 활동 중에서 아동학대 피해에 대해서 처음으로 국가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소송으로 물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이 소송의 가장 큰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영국에서는 한 아동의 아동학대 사망사건 이후 이 아동을 언제, 어디에서 구할 수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아동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주요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는 제도나 관행의 개선을 위한 조사를 실시합니다.

두 나라 모두 아동학대에 대해 공공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인식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동의 세계에서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동학대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책임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실현할지 명백하게 밝혀진 적도 없습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거나 중지하기 위한 국가나 공공기관의 역할을 명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주로 아동·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계시는데 어떤 사례가 가장 많습니까?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지난해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었습니다만, 실제로 출생신고나 가족관계 등과 관련된 활동이 꽤 있었습니다.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ㆍ성착취와 이주배경아동ㆍ청소년의 체류자격ㆍ국적과 관련된 지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후견, 범죄피해, 소년사건 등이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굉장히 다양한 사례들을 직접 보셨을 텐데, 그렇다면 아직까지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을까요?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출생신고, 아동학대, 이주배경아동, 장애아동, 자립지원청년 등 이슈별로 너무 많은 제도개선 과제들이 오랫동안 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말하자면 끝도 없이 많고, 어느 것 하나를 짚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온 마을 Law 사업과 관련한 제도개선 과제는 아동에게 법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권리를 보호받을 기회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온 마을 Lawyer로 참여하는 변호사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은 목표가 아닙니다. 모든 아동이 자기 문제를 법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아동의 사법접근권'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 아동에게 사법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이 권리 자체가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에도 귀가 생겨서 아동의 목소리에 기울이고, 아동의 목소리에 따라 절차에 반영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 사회가 온 마을이 아닐까요.

서현아 앵커

아이들에게 직접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온마을 Law'는 매년 이 기수제로 지원자 모집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3기인데 앞으로 또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마한얼 변호사 / 공익법단체 두루 ('온마을 Law')

사실 이미 3기 신청은 마감했습니다.

모르셨던 분들은 내년에 신청을 해주시면 좋겠고, 프로젝트를 기획해 지원하는 사업도 있으니 많이 관심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3기를 포함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님들을 더 많이 찾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 전남, 부산 경남, 대전 충남, 대구 경북에서 지역 기관과 단체, 공무원,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등이 모여 협력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올해는 강원과 경기에서 비슷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3년 동안 온 마을 Lawyer로 활동한 분들이 서로의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3년간 지원한 활동들을 모아서 자료집으로 발간할 계획도 있습니다.

올해 대한민국의 고문방지협약 이행에 대한 심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고문방지위원회에 아동권리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심의에 참여하여 시민사회의 의견을 전하려 합니다. 

서현아 앵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률지원 활동이 아이들의 권리를 바로세우는 법과 제도의 확대로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