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문 닫아” 마크롱 초강수…영국 이어 프랑스도 조기 총선 격랑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4. 6. 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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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여준 프랑스 극우정당의 파죽지세를 저지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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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세력 득세 반작용으로
‘중도층 결집’ 고려해 초강수
RN 약진 시엔 역풍 피할 수 없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이 발표했다. [AFP =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하자, 반작용으로 중도 유권자들이 대거 결집해 ‘반(反) 극우’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셈법에서 나온 정치적 도박이다.

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임기 5년의 하원 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선거다.

이로써 프랑스는 지난 2022년 6월 총선 이후 2년 만에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오는 30일 1차 투표가 열리며 내달 7일에 2차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심각하고 중대한 결정이지만, 이는 무엇보다 신뢰에 관한 문제”라며 “프랑스 국민들이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의회 해산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고자 할 때 행사할 수 있다. 또 의회와 정부 간 심각한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져 더는 정부 정책을 추진할 수 없을 때 행사할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여준 프랑스 극우정당의 파죽지세를 저지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럽의회가 발표한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유럽의회 선거 역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30% 이상 득표한 것이 된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돼 있는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은 15.2%로 2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재선 이후 지속적으로 여당을 위협해온 RN이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당을 누르고 주요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RN의 급부상을 그대로 방치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또한 유럽의회 선거와 달리 프랑스 총선에선 중도세력이 결집해 ‘반 극우 전선’을 형성할 것이란 셈범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RN이 예상보다 총선에서 더 약진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중도우파 ‘레퓌블리크’와 같은 다른 정당 출신의 총리를 임명해야 하는 정치적 타협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엔 차기 총리 임명 시 RN의 르펜에게 상당부분 선택권을 이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의회를 해산한 대통령은 1997년 시라크 전 대통령이다. 그에 앞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샤를 드골 대통령이 각각 두 차례 의회 해산권을 행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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