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4배, 야놀자서 1.5배" 소뱅, 라인으론 얼마 챙길까

한정연 기자 2024. 6. 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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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야놀자 7월 美 상장”
소뱅, 1.5배가량 수익 낼 듯
쿠팡 투자로는 4배 이상 수익
소뱅의 라인 투자금 5조원대 추정
네이버의 라인야후 가치 8.2조원
주총 의결권 프리미엄이 포인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한국 기업 야놀자가 쿠팡에 이어 미국에 상장한다. "기술기업, 한국서 벌어서 해외에 투자, 해외에 상장"이라는 소프트뱅크의 한국 투자 전략이 또 한번 증명된 셈이다. 라인 지배지분 확보를 위해서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쿠팡 투자수익 4배, 야놀자 1.5배에 이어 라인에서는 얼마를 챙기려는 걸까.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가치를 알아봤다.

도쿄 긴자의 소프트뱅크 매장. [사진=뉴시스]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는 한국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큰돈을 쓰고, 그 과실인 상장도 해외에서 한다는 공식이 한번 더 입증됐다[※참고: 더스쿠프 5월 29일자 '소프트뱅크의 한국 투자 공식: 쿠팡·야놀자·당근 괜찮을까'.]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한국 기업 야놀자가 이르면 7월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한국의 여행 앱 회사 야놀자가 조만간 미국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며 "야놀자는 상장을 통해서 4억 달러를 조달하고, 이 회사 기업가치는 70억~90억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4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내용이 알려진 후 라인 지배지분 인수를 위해서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 소프트뱅크에 "(계열사인) 라인야후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보안 체제 구축"을, 4월 2차 행정지도에선 "(네이버와의) 자본 지배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 소뱅식 투자수익=소프트뱅크는 2021년 비전펀드2를 통해 야놀자에 2조원을 투자해 지분 24.9%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가 미국 상장 후 기업가치가 90억 달러(약 12조1500억원)까지 치솟는다면, 소프트뱅크는 1.5배 가량의 수익을 올린다.

소프트뱅크는 쿠팡 투자에서는 지금까지만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는 쿠팡에 2015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산하 비전펀드1을 통해서 2018년 2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37.0%를 확보했다.

소프트뱅크는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여러 차례 주식을 매각해 33억 달러를 회수하고도 현재 24.4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쿠팡 시가총액은 7일 현재 390억5000만 달러다.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수익은 123억 달러다.

[자료 | NYSE, 도쿄증권거래소, 블룸버그]

소프트뱅크는 2022년에는 AI 자산운용 솔루션 회사인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에 1억4600만 달러를 투자해 60%대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네스트 크래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2022년 인터뷰에서 "직원 50명이 회사 지분 약 3분의 1을 갖고 있고, 외부 투자자 지분 중 상당량이 소프트뱅크 지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한다.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무리한 해외시장 진출로 성장동력을 잃은 곳도 있다. 교육 인공지능(AI) 회사 뤼이드는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뤼이드는 국내에서 토익 교육 플랫폼인 산타토익으로 명성을 얻은 회사다.

그런데 뤼이드는 2022년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뤼이드는 지난 5년간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누적 영업손실이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창업자가 고문으로 물러났다.

■ 라인의 지분가치=소프트뱅크는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완성한 메신저 라인에 얼마를 투자했을까. 5조원대로 추산할 수 있는데, 셈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네이버가 2016년 뉴욕과 도쿄 증시에 상장한 라인은 당시 시가총액 10조원대였다. 4년 후인 2020년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라인 주식을 모두 공개매수해 상장 폐지했다.

이런 라인과 야후재팬를 합쳐 '라인야후'를 설립한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지분 64.4%를 보유한 계열사로 A홀딩스를 만들었다. A홀딩스의 소프트뱅크 지분은 50.0%, 네이버와 네이버허브가 각각 42.5%, 7.75%다.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A홀딩스 지분의 절반인 32.2%로 계산해 보면 8조2250억원대 가치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이 10일 현재 2조8800억엔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 프리미엄은 원칙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사회 5석 중 3석을 소프트뱅크가 임명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사진=뉴시스]

하지만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보유하진 않았어도 50% 지분을 보유했다는 점은 충분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 주식회사의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서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주주총회가 이사의 선임과 해임, 회사의 합병, 분할, 영업양도 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에서 이사회가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무력화할 수는 없다.

쉽게 말해서 네이버는 소프트뱅크가 장악한 A홀딩스 이사회가 설령 네이버의 이익에 반하는 의결을 해도 이를 무효화할 법적 근거를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A홀딩스, 라인야후가 중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때 네이버의 승인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본의 네이버인 포털 야후재팬도 라인야후 산하에 있다는 점이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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