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재연시험에…"사실과 달라" vs "객관성 충분"(종합)

윤왕근 기자 2024. 6. 1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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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사고 당시 상황과 감정 방법 달랐다" 주장
운전자 측 "공식 감정 본질 왜곡…기이한 주장 펼쳐" 반박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일어난 급발진 의심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운전자 측이 지난달 27일 강릉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자동긴급제동장치(AEB) 기능 재연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4.5.27/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 2022년 12월 이도현 군(사망 당시 12세)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해당 차량 제조사 측이 "운전자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에 운전자이자 유족 측은 "공식 감정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재반박했다.

사고 차량 제조사인 KG모빌리티(이하 KGM)는 10일 이 사고 이후 첫 공식 입장을 내놓고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원고)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법원에서 상세히 소명해 왔다"면서도 "지난 5월 원고 측 재연 시험 결과 발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KGM은 △4월 진행된 공식 주행 시험 방법이 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한 점 △KG모빌리티가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 결과에선 국과수 사고 보고서와 유사한 분석이 나온 점 등을 지적하면서 △원고들이 추가 시행한 5월 사적 감정엔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KGM은 지난 4월 19일 진행된 '공식 재연 시험'에 대해 "해당 시험은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약 35초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전제로 진행됐으나, (그 근거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기록한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기록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KGM은 "원고 측은 시험에서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100%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시험 차량이 보인 속도 증가 폭이 사건 차량 EDR 데이터의 속도 증가 폭보다 높았다는 이유로 사건 차량에 결함이 있었다거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사고 차량은 EDR 데이터가 기록되기 이전에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등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 차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속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KGM은 또 "사건 차량이 실제로 시속 110㎞로 주행한 구간은 오르막"이라며 "(그러나) 사고 장소와 전혀 다른 평지에 가까운 구간에서 시험이 이뤄져 관련 데이터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KGM은 "원고들이 시행한 주행 시험과 별개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조건에 따라 KGM이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에서 감정인은 국과수 사고조사보고서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강릉소방서 제공) 2024.6.10/뉴스1

이 같은 KGM 측 주장에 대해 운전자(원고) 측은 "제조사 측은 4월 19일 실시된 공식 감정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법률사무소 나루의 하종선 변호사는 "감정인은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를 밟았다고 볼 수 없다’는 일반적인 결론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RPM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국과수 분석 그래프' 부분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100% 밟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4월 감정 당시 감정인의 주행시험 방법은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하다'는 KGM 측 주장에 대해서는 "실도로 주행 감정의 목적과 본질을 왜곡하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자 의도한 표현"이라고 했다.

하 변호사는 "4월 사고 발생 도로에서 실시한 재연시험은 국과수의 분석과 달리 도현이 할머니가 페달오조작을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풀 액셀' 주행실험을 한 것"이라며 "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하게 나온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하게 나왔기 때문에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차량이 실제 시속 110㎞로 주행한 구간은 오르막이기 때문에 재연시험과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고 차량이 시속 110㎞로 주행한 구간의 대부분은 평지로, 끝부분 5m 정도의 매우 짧은 구간만 오르막"이라며 "감정인도 이정도 경사는 경사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제조사는 국과수 분석 결과를 유리하게 이용하고자 처음에는 할머니가 페달오조작을 했다고 주장하다가 페달오조작이 인정되기 어렵게 되자 나중에는 '모닝 차량을 충돌한 이후에는 가속페달을 뗐다, 밟았다, 뗐다를 반복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며 "급발진 소송에서 제조사로서는 최초로 제기하는 새로 기이한 주장으로, 종래의 페달 오조작 항변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적감정은 객관성이 담보된 증거방법이라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사적감정도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면 사실 인정의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판결하고 있다"며 관련 판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4월 실시된 실도로 주행 감정은 객관성이 담보된 조건으로 정확하게 실시된 대한민국 최초의 실도로 주행시험"이라며 "주행 감정의 본질과 목적을 왜곡하고 신뢰성을 근거없이 폄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강릉소방서 제공) 2024.6.10/뉴스1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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