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재판…"검사 사칭 주범 몰기 들은 적 없다"

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 2024. 6. 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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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증교사 재판…김병량 전 시장 수행비서 증인
"이 대표 '검사 사칭' 주범 만든다는 얘기 들은 적 없다"
최철호 KBS 전 PD 상사, 기획제작국장도 증인으로 출석
이 대표, '대북송금 재판 결과' 질의에는 묵묵부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이른바 'KBS PD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KBS가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이자 성남시 소속 공무원이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인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2004년 'KBS PD 검사 사칭 사건'에 가담해 유죄가 확정됐던 이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라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무죄를 받기 위해 김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2018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시장과 KBS가 해당 PD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고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위증을 요구한 것으로 본다. 김씨는 2019년 2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 사칭' 사건의 통화에 대해 "검찰청에서 걸려 온 전화로 알고 김 전 시장에게 넘겨줬다"며 "김 전 시장이 등나무 밑에서 한 10~15분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당시에는 이 대표가 연관됐다는 생각은 못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사 사칭 사건은 최철호 전 KBS PD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으로 김 전 시장을 취재하던 중, 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표와 짜고 검사를 사칭해 통화하고 이를 보도한 사건이다.

연합뉴스


A씨는 "수행비서로 일하면서 김 전 시장과 KBS측이 최 전 PD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검찰이 또 "김 전 시장이나 관계자로부터 이재명을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만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으냐"고 묻자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이 대표와 김진성씨 사이의 2018년 녹취록을 제시하며, "이재명은 김씨가 (당시) 김 전 시장을 수행하지 않아 '고소 취소 협의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라고 답하자, "A씨한테 물어봐야겠구나"라며 KBS와 김 전 시장 사이를 알아보겠다고 한다. 어떤 형태로든 연락해 온 적이 있느냐"고 묻자 "전혀 몰랐다. 없었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 측 변호인이 "김씨는 법정에서 "KBS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우리에게 좋지 않으니,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A씨는 "그것은 모르겠고, 이재명은 (성남)시정과 불편한 관계로 있었다"고 했다. A씨는 2002년 당시 이 대표에 대해 "성남시정에 대해서 비판도 많이 했고 우리(김 전 시장)랑 대척점에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날은 최 전 KBS PD의 상사였던 전 KBS 기획제작국장 B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B씨도 KBS 내부에서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로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그는 "실제 KBS 내부에서 검사 사칭을 (이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하자고 논의한 적 있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또 "이재명이 검사 사칭을 주도한 것처럼 한 것은 김 전 시장 측 요구에 따른 것인가"라고 묻자 B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최 전 PD가 이용당한 것처럼 보이면, (보도 문제로 인한) KBS 파장이 최소화되는 것 아니냐"는 변호인 측 질의에는 "도움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추적 60분'이 방송이 됐고, (보도가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 드러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재판 시작 전 '이화영 전 부지사 대북송금 험의 인정됐는데 여전히 상의 없이 진행됐다는 입장인지',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입장인지' 등 대북송금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섰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은 이르면 이번주 제3자 뇌물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이던 2019~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대북사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북한에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와 한국은행 총재 허가를 받지 않고 금융제재대상자인 북한에 불법으로 돈을 넘긴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현재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만 △위증교사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 FC 불법 후원금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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