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면세 추세인데"… ‘코인 과세’ 시행 앞두고 혼란 가중 [위클리 코인 브리핑]

한영준 2024. 6. 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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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이후 내년 시행 예정이지만
정치권 결정 미루면서 업계 혼란
日·태국·홍콩 등은 세금 부담 낮춰
일각 "금투세와 형평성 맞춰야"
챗GPT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국내 가상자산업계가 '세금'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두 차례의 유예 이후 내년부터 과세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정치권에서 결정을 미루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내년부터 코인 과세?..."과연"

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행법상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과세가 이뤄진다. 소득세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할 때 발생하는 이익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발생 이익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지방세를 포함한 22%(기타소득세 20%, 지방세 2%)의 세율을 매겨 분리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 투자해 1년에 10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250만원을 제외하고, 750만원의 22%에 해당하는 16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여기서 150만원은 기타소득세, 15만원은 지방세다.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곳은 모두 "과세 당국과 준비에 필요한 부문을 소통하고 있고, 이용자들이 과세신고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 년 정도 남았는데 아직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22대 국회가 당장 가상자산 과세에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1월 도입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세금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 등이 제기되면서 시행이 두 차례 미뤄졌다. 여기에 여야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기존의 가상자산 과세 방침으로부터 한 발 후퇴한 공약을 내세우며 완화·유예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금융투자소득세가 가상자산 과세의 변수로 작용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두 번째로 유예할 때 금투세와 패키지로 논의되기도 했다. 정부는 2022년 7월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투세와 가상자산 소득세 도입 시기를 나란히 2025년으로 2년 미루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금투세 시행 시기 유예가 먼저 확정됐고, 가상자산 소득세 도입도 2년 늦춰졌다. 가상자산 소득세 도입이 금투세와 형평성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가 올해 안에 유예되면 가상자산 과세 유예도 같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국정감사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홍콩도 세금 부담 완화"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세금 부담을 낮춰주는 다른 나라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현재 가상자산 미실현 수익에 세금을 면제하는 세제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기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징수했던 30%의 법인세도 매각을 통해 이익 실현이 이루어졌을 때 징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태국의 경우 인가 받은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가상자산 거래자에게 부과하던 7%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가상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아예 없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디지털 혁신을 수용하려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의 허브로 나아가기 위해 각 국가들이 선택한 전략 중 하나는 바로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부분"이라며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가운데 예정대로 과세제도가 시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결국 정치권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달 발표한 '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논의와 연계해 가상자산소득 과세 제도의 시행 여부 및 시행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는 "금투세 폐지시 과세형평성을 감안하면 가상자산소득도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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