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음원 수수료 차별’로 계열사 지원?…공정위, 현장조사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엔터테이먼트(카카오엔터)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카카오엔터는 음원 플랫폼 멜론과 멜론에 음원을 공급하는 기획사를 모두 운영하는데,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등 계열 소속 기획사에 더 낮은 유통 수수료를 부과하며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정위 이날 카카오엔터 본사에 기업집단감시국 소속 조사관을 투입해 카카오엔터의 음원 유통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엔터가 계열 소속 기획사를 부당지원했다는 혐의다. 지난 1월 가수 이무진, 허각 등이 소속된 빅플래닛메이드(BPM)는 멜론 쪽이 카카오엔터 계열사와 그 외 기획사 사이에 유통 수수료를 차별적으로 부과한다며 신고한 바 있다. 당시 빅플래닛메이드는 “카카오엔터가 일반 업체에는 20% 안팎의 유통 수수료를 요구하는 반면, 에스엠엔터와 같은 관계사에는 5~6%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황과 이와 관련된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2023년 3월 에스엠엔터의 보통주 39.87%를 취득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공정위는 카카오엔터의 차별적인 유통 수수료 부과 행위를 부당지원행위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용역 등을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공정위 쪽은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엔터는 입장문을 내고 “파트너사들과 음반 및 콘텐츠 계약을 체결할 때 적용하는 유통 수수료율은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선급금 투자 여부, 계약기간, 상계율, 유통 대상 타이틀의 밸류에이션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상대방과 협의해 결정한다”며 “비밀 유지 의무에 따라 계약 당사자 외에는 세부 사항을 알 수 없으며, 이를 공개하는 것 또한 계약에 위배되므로 상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