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켜"…엔비디아에 초집중되는 순매수[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4. 6. 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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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의 10 대 1 주식 분할을 앞두고 엔비디아를 2억달러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 결과 미국 증시 전체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규모는 9주일만에 3억달러를 넘어섰다.

서학개미들의 매매가 가장 활발했던 테슬라가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권에도, 순매도 상위 10위권에도 끼지 못한 가운데 엔비디아가 서학개미들의 최애 미국 주식으로 등극한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은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둔 애플에 대해선 8000억달러가 넘는 순매도를 나타냈다. WWDC에서 크게 기대할만한 발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30일부터 6월5일까지(결제일 기준 6월3~7일) 미국 증시에서 3억166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7%, 나스닥지수는 1.6% 상승했다. 이후 지난 6~7일 이틀간 S&P500지수는 0.1%, 나스닥지수는 0.3% 약세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30일부터 6월5일까지 엔비디아를 1억9447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 5월22일부터 한 주간 동안의 순매수 규모 8797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진 것이다.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한 지난 5월22일부터 2주 동안 서학개미들의 엔비디아 순매수 규모는 2억8244만달러에 이른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30일부터 6월5일 사이에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와 티렉스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타겟 ETF(NVDX)도 908만달러 순매수했다.

한 주간 엔비디아와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의 총 순매수 규모는 2억1789만달러로 미국 증시에서 서학개미들의 전체 순매수 규모 3억1662만달러 대비 68.8%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 10 대 1로 주식이 분할됐고 10일부터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엔비디아가 지난 7일 1208.61달러로 마감한 만큼 10일부터 주가는 120달러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외에 AI(인공지능) 수혜주로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퀄컴이 각각 1814만달러와 1515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델은 지난 5월30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실망스러워 주가가 폭락했지만 AI 서버에 대한 고성장 기대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PC와 스마트폰에서 AI 활용이 늘어날 때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회사다.

반면 델과 경쟁하는 서버회사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와 데이터센터 전력 및 냉각장치 제조회사인 버티브 홀딩스는 직전주 순매수에서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다.

5월30일~6월5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엔비디아 주도로 AI 모멘텀이 계속되며 미국 증시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와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도 2053만달러와 1560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AI 활황 속에 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는 1547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며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과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미국도 머지않아 금리를 낮출 것이고 그러면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 때문인지 반에크 JP모간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채권 ETF(EMLC)가 1467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EMLC는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이머징마켓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때 유리하다.

비트코인 관련 투자로는 일드맥스 코인베이스 글로벌 옵션 인컴 전략 ETF(CONY)가 1403만달러 매수 우위로 유일하게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CONY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코인베이스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ETF다. CONY는 월 배당금이 있고 코인베이스 주가가 오를 때 함께 오르지만 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된다.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일라이 릴리는 알츠하이머 개선제인 '도나네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심사가 임박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134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1213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11위에 올랐다. 지난 5월23일부터 주가가 170달러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테슬라 경쟁사인 비야디(BYD)는 홍콩 증시에서 테슬라보다 많은 3593만달러가 순매수돼 눈길을 끌었다.

5월30일~6월5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들이 지난 5월30일부터 6월5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애플이다. 서학개미들은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WWDC를 앞두고 직전주 한주간 1734만달러를 순매수했던 애플을 8348만달러 대거 순매도했다.

애플이 WWDC를 앞두고 야금야금 오르며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사상최고가 199달러에 근접해 가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규모가 줄긴 했지만 차익 실현이 계속됐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4027민달러, TQQQ는 2240만달러 순매도했다. SOXL과 TQQQ는 각각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 상승시 3배 수익을 얻기 때문에 AI주 급등세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메타 플랫폼을 1384만달러 순매도했다. 메타는 지난 4월 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으나 최근 낙폭을 많이 회복하자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도 지난 4월 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폭락했으나 최근 주가가 상당폭 회복되면서 1133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나머지 종목은 순매도 규모가 1000만달러 미만으로 크지 않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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