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아! 문방구의 향수여”…초저가 습격에 ‘몰락’
이어서 이슈픽입니다.
인생 가장 환하고 따뜻했던 시절 초등학교 추억을 만든 팔할의 공은 동네 문방굽니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문방구에 몰려가 ‘쫄쫄이’와 ‘뽑기’로 허기를 달래고 ‘달고나’에 매료되던 풍경은 이제 영화 속에서나 되새기는 현실입니다.
[영화 '미나 문방구' 중 : "아줌마, 계산 빨리요! (바꿔주세요.) 어떤 게 좋아요?"]
구슬, 딱지, 잠자리채, 책받침, 캐스터네츠, 알록달록 응원술까지...
아이들에겐 백화점 그 이상이었습니다.
일렬로 놓인 형형색색의 과자, 사탕들을 보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던 기억.
상자에 담겨 삐약거리던 병아리도 떠오릅니다.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1997년 3월 : "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코 묻은 돈 벌어 봤자 얼마나 벌겠냐고 했지만 ‘연필 팔고 장난감 팔아 건물 올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나돌 정도로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문방구를 요즘은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무엇보다 0.76명으로 상징되는 저출생 흐름의 타격이 컸습니다.
서울의 학교들마저 폐교하는 마당에 문구점인들 버틸 재간이 있을까요.
여기에 교육부의 학습 준비물 지원 제도로 문방구 갈일은 더 뜸해졌습니다.
2012년 만 오천개에 달하던 전국 문구점 수는 가파르게 감소해 2019년 9,4백여개가 됐고, 올해 1월 기준 7,800개로 더 줄었습니다.
문구점의 빈 자리는 저가형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공략중입니다.
[유튜브 '이꾸소' : "이거는 다이소 색종이일거예요. 이쁘죠? 피크닉 돗자리같아."]
또다른 대체자는 편의점입니다.
매대 한쪽에 떡 하니 자리잡은 장난감, 또 학용품.
편의점 CU의 문구 완구 매출은 지난해를 포함해 3년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건 알리, 테무같은 중국 초저가 쇼핑몰의 등장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다 보니 KC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상품이 직구로 들어오며 영세한 완구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서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골랐던 문구용품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거 쏟아지면서 결국 가성비를 중시한 중국산 저가 학용품만 넘쳐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문구용품이 획일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추억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까지 영향을 받진 않을지, 문방구의 몰락을 단순히 자영업자들의 생계 차원으로 볼 수 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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