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콘서트] 문 닫을 뻔한 가업 살려 850억 대박…‘어묵프린스’
[앵커]
때론 반찬으로, 때론 술 안주로 서민들의 배를 채워준 고마운 음식 어묵입니다.
그동안 많은 업체가 명멸을 거듭한 어묵 시장에서 무려 71년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어묵 세계화에 이어 우주 식량 개발까지 꿈꾸는 K푸드의 새로운 도전 들어보겠습니다.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나오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답변]
반갑습니다.
박용준입니다.
[앵커]
보통 대전 가면 성심당, 부산 가면 어묵이잖아요.
부산에서 오셔서 그런지 바다냄새 확 납니다.
[답변]
과분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희 어묵의 본 고장인 부산에서 방금 막 올라왔습니다.
[앵커]
삼진어묵 하면 참 어려서부터 많이 듣고 자란 회사긴 한데, 역사가 올해로 얼마나 됐습니까?
[답변]
올해로 저희가 71년째 어묵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희 1953년도 영도구 봉래동 시장에서 시작했고요.
저희 3대이신 할아버님께서 30년, 2대이신 아버지께서 30년 그리고 제가 11년 째, 제가 29살 나이로 시작해서 이제 대를 이어서 71년째 하고 있습니다.
[앵커]
29살 때 첫 CEO를 맡으셨다는 그런 말씀이신데, 어릴 적부터 나는 이제 어묵 회사의 대표가 되겠다 이런 꿈이 있으셨던 건가요?
[답변]
원래는 저희 가업을 잇는 게 싫었고요.
그래서 저는 미국에 유학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이 업을 제가 잇지 않으면 대가 끊길 것 같다 그리고 이거를 꼭 이어서 나가야겠다라는 사명감이 언젠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막상 그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도우려고 하다 보니까 회사가 어렵고 또 상황이 힘들다라는 거를 알게 됐고 그래서 조금 더 책임감과 절박한 마음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당시에 어느 정도로 회사가 상황이 어려웠었어요?
[답변]
정말 회사가 가동률이 잘 나오지 않고 그다음에 아버지는 건강이 좋으시지 않았고 또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저희 산업이 더 나아갈 방향이 없었다, 성장할 발판이 없었다라는 게 가장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식품 산업이라는 건 농업과 연계되어 있다 보니까 우리가 농업이 영세하다 보니 식품 산업도 영세할 거라는 그런 막연한 전망이 또 있던 시기였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럼 대표님이 오셔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떤 혁신을 이뤄낸 거는 어디서부터 시작을 했을까요?
[답변]
저희는 전통 산업이었던 구조가 제조업 중심이었습니다.
그런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꿨고요.
또 소비자 중심에서 다양한 형태를 소비할 수 있는 그런 형태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예를 들면 어묵을 길거리 음식이나 반찬이었던 어묵을 어묵 고로케 같은 간식으로 소비했다든지 어묵을 선물해줄 수 있는 문화 그리고 어묵을 정말 백화점이나 유통점 이렇게 다양하게 접하고 소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어묵의 어떤, 어묵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별명이 어묵계의 스티브잡스? 그래서 청바지를 입고 오신 건가요?
[답변]
어묵 프린스, 어묵계의 스티브잡스 이런 별명이 많은데 이거는 오늘 편하게 입고 와도 된다 해서 평상시복 입고 왔고요.
또 과분한 칭찬입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사실 고통 중에 성장이 있다고, 성장이 이뤄지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특히 공부만 하던 분이 갑자기 영업을 뛰려니 여러 가지 또 애로 사항도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 기억나시면 어떤 장면일까요?
[답변]
기본적으로 제가 내성적이고 해서 영업을 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영업을 처음 뵙는 곳에 찾아가서 영업을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가서 저희가 왜 어묵을, 저희 어묵을 써주셔야 되는지 경쟁력이 없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역사가 오래 됐다고 경쟁력이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거를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거를 하려고 하면 해봤다, 안 된다 이렇게 기존의 관성들이 너무나도 강했던 것 같아요.
그것들을 하나하나씩 깨가면서 신뢰를 쌓아가면서 지금까지 만들어왔습니다.
[앵커]
그래서 제품의 어떤 내용과 형식의 변화 그리고 공정 과정 또 유통망까지 전반적인 면에서 혁신을 다 이뤄내신 거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전통적인 생산 업종이라 어떤 변화를 시도했던 관성이 많았을 것 같은데, 기존 직원들과 갈등은 없으셨어요?
[답변]
갈등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저는 이렇게 순해 보이지만 얘기하다가 또 식사하다가 판을 엎은 적도 있고요.
말하다가 나간 적도 있고, 답답하니까요.
그리고 직원분들이 막 뭐라 하셔서 너를 어릴 때부터 키웠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부터 해서 기존에 오랫동안 일했던 분들의 생각을 바꾸기가 참으로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분들이 결국에는 제가 하나씩 하나씩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까 조금씩 믿어주시고 지금에 와서는 아, 해봐라 이렇게 하면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앵커]
어묵 베이커리라는 혁신을 이뤘다고 설명을 해주셨지만, 사실 음식의 가장 중요한 거는 기본, 재료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맞습니다.
[앵커]
3대 할아버지께서는 사람 먹는 장사 하니까 절대 재료 아끼지 말고 성실하게 만들어라라고 하셨다는데 그거를 지금도 잘 지키고 계신가요?
[답변]
맞습니다.
기본적인 거는 가장 부모님한테, 할아버지 때부터 제가 봐오던 모습이었고 그런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그게 아마 제가 받은 자산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앵커님 어묵 좋아하시나요?
[앵커]
네, 어묵 자주 먹습니다.
밥반찬으로도 많이 먹고요.
[답변]
제일 좋아하는 어묵 어떤 어묵이세요?
[앵커]
제일 맛있는 거는 뭐 갓 튀긴 어묵 아닌가요?
[답변]
갓 튀긴 어묵, 맞습니다.
사실 어묵 종류가 많지만 가장 맛있는 거는 갓 튀긴 어묵이고 저는 어묵 공장 아들내미로서 공장에서 갓 튀긴 어묵을 항상 먹어보기 때문에 내가 먹는 가장 맛있는 어묵을 소비자들한테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만든 게 어묵 베이커리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빵집처럼 갓 튀긴 어묵을 담아서 먹으니까 맛있다 하면서 평가를 해주셨고요.
그게 성공의 요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자, 그러면 어떤 어묵을 통해서 과감한 혁신을 이룬 대표님께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이 벌고 계세요, 지금은?
[답변]
정확한 매출을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부끄럽고, 저희가 그때 당시보다 약 20배 이상 성장을 단숨에, 단기간에 했고요.
[앵커]
매출이 20배 이상 성장했다?
[답변]
네, 20배 이상 성장했고 또 저희만 성장한 게 아니라 어묵업계 전체가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희가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 같고요.
나중에는 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 식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대한민국 친구를 넘어서 어묵이라는 게 전 세계인의 친구로 도약을 하고 있는 그런 단계인 것 같아요.
해외 진출에도 성공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동남아뿐만 아니라 호주에도 매장을 열었다고 들었거든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어떤 어묵의 매력이 그런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요?
[답변]
어묵의 형태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고 독특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원래는 이게 낯설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 K-드라마, K-팝 이런 것들이 친숙해지면서 한국 음식, K-푸드 이런 것들도 마찬가지로 독특하고 유니크 할수록 더 좋아하시는 것 같거든요.
저희 길거리에서 먹는 문화가 이제는 전 세계 길거리에서 먹는 문화로 또 저희 어묵을 또 이런 어묵 같은 수산 단백질을 먹는 문화가 전 세계에서 너무나도 당연히 먹는 문화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어묵이라는 거는 어육의 함량이 중요하고 어쨌든 생선살을 갈아 넣어서 만든 거라 이거를 어떻게 상온 보관으로 해외까지 진출할 수 있었을까가 궁금하긴 하든요.
그게 가능합니까?
[답변]
기술적 보완이 필요했었고요.
저희가 예를 들면 균을 컨트롤 한다든지 보존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게 고도화된 기술이긴 한데 그런 것들이 적용되면서 어묵도 사실은 고도화가 될 수 있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저희는 첨가물 없이 유통기한을 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미국 아마존이라든지 해외 수출에 용이할 수 있도록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참 한국에서 100년 기업이 나온다라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인데 이제 71년, 앞으로 한 30년 지나면 100년 기업 되는데.
[답변]
맞습니다.
[앵커]
앞으로 그 가업을 잘 이어가시기를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용준 대표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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