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상임위 거부’…민주 “11개 상임위원장 먼저 선출”

엄지원 기자 2024. 6. 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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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170석의 '거야'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열어 '단독 원 구성'에 나서겠다고 벼른 10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상임위 거부' 카드로 맞서며 온종일 신경전을 이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본회의를 두 차례 연기하고 양당 원내대표를 설득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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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 본회의 시간 미루며 중재
추경호 “협의했지만 진전 없어”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던 중 양당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170석의 ‘거야’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열어 ‘단독 원 구성’에 나서겠다고 벼른 10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상임위 거부’ 카드로 맞서며 온종일 신경전을 이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본회의를 두 차례 연기하고 양당 원내대표를 설득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우 의장과 추경호(국민의힘)·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회동을 열고 원 구성을 위한 최후 담판에 들어갔다. 우 의장의 출신 정당인 민주당이 국회법의 시한을 지켜 이날까지 원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가운데, 우 의장 역시 이 자리에서 “민생이 절박하다.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국회의장 입장에서 원 구성과 개원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불가피하게 본회의를 소집했다”며 민주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되 시한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회법 절차대로 원 구성을 하는 게 국회법 정신과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신임 국회의장이 여야 간 제대로 된 합의 없이 본회의 의사일정을 일방통보하게 된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의장이) 민주당 의총을 대변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야가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직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18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일단 민주당 몫인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미 상임위원 명단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는 법정시한인 7일 운영위원장(박찬대)과 법사위원장(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최민희)을 비롯한 11개 상임위 위원장과 위원 명단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에서 1차로 11개 상임위 구성을 완료하고, 오는 13일 남은 7개 상임위 구성을 위한 2차 시도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국회 정시 출발을 지지한다. 가급적이면 (원 구성이) 오늘 다 되면 좋겠지만 이 주 안에 늦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이 이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서겠단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중진 의원 간담회, 오후 3시 비공개 의총을 잇따라 열며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앞으로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당 내에선 ‘이럴 바에 민주당이 18개를 다 가져가는 게 낫다’는 강경론도 나오지만, 집권 여당인 탓에 마냥 국회 일정을 손 놓을 수 없다는 딜레마도 크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껏 없었던 초유의 상황”이라며 “그래도 민주당과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냐. 대화도 하지 않으면 여당이 아무것도 안 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 의장 쪽도 이를 의식한듯 오후 2시로 전망됐던 본회의를 오후 5시로 연기했다가, 오후 8시로 거듭 연기하며 ‘여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했다’는 명분쌓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오후 우 의장과 1시간40분가량의 긴 협의를 가진 뒤에도 결국 양당은 협상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헤어졌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뒤 “서로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간이었고 큰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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