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 대응 '공동지침' 검토 완료…유사시 美 핵무기 운용(종합)

박응진 기자 2024. 6. 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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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NCG 회의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계' 구축
8월 한미연합 군사연습 UFS 전 군사분야 고위급 TTX 진행 예정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대행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3차 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미 양국이 한반도 내 미국 핵무기 운용계획 등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계' 구축을 위한 공동지침을 마련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해 한미 간 확장억제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공동지침이 마련된 건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맺어진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최근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이며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는 북한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선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국방·외교·정보·군사당국 관계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열렸다.

NCG는 그간 한미 NSC에서 주관해 왔는데, 올 초 양측 NCG 대표들이 서명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따라 이날 회의는 양국 국방부 주도로 처음 개최됐다.

NCG 대표들은 회의를 마친 뒤 공동언론성명을 통해 양측이 NCG 출범 이후 정보공유, 협의체계,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NCG가 한미동맹의 핵 억제와 대응능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NCG는 한반도와 역내 평화·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과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양자 협의체로서, 지난해 4월 한미 대통령의 '워싱턴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출범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 적대국으로부터 핵위협을 받을 때 미 본토 방위에 준하는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이 필요하다.

NCG 대표들은 △NCG 지침 △보안 및 정보공유 절차 △위기 및 유사시 핵 협의 및 소통 절차 △핵 및 전략기획 △한미 핵 및 재래식 통합 △전략적 메시지 △연습·시뮬레이션·훈련·투자 활동 △위험감소 조치 등 NCG 과업의 실질적인 진전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NCG는 신뢰 가능하고 효과적인 동맹의 핵 억제 정책 및 태세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동맹의 원칙과 절차를 제공하는 공동지침 문서 검토를 완료했다"라며 "양측은 이러한 공동지침이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공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이 공동지침 문서엔 한미 핵·재래식 통합 방안(CNI) 등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운용하기 위한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번에 마련된 문서를 토대로 지침을 계속해서 보완·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대행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3차 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또 NCG 대표들은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미국의 핵 작전에 통합하는 게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억제·대응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비핀 나랑 차관보 대행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문서가 '비밀'에 해당돼 구체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CNI 개념, 옵션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어 NCG가 활용해 나갈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문서"라며 "불과 1년 만에 저희가 달성한 이정표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이행하고자 하는 많은 임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문서"라면서 "향후 정보공유, 보안 절차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게 있는데 NCG에 보고해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문서는 양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범정부 시뮬레이션(TTS)과 국방·군사 당국 간 도상 훈련(TTX)에 시나리오를 제공하게 되는 등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오는 8월 실시될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이전엔 군사분야 고위급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TTX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조 실장은 전했다. 8월 19~22일 실시되는 범정부 을지연습 때 TTS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양측은 한반도 주변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진 방안을 비롯해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연계한 한미 핵·재래식 연습·훈련 시행방안을 논의했다.

NCG 대표들은 지난 5월 한국의 범부처 관계관들이 제2차 핵억제 집중교육 과정을 이수해 한반도와 역내 핵 억제 적용에 관한 전문성을 제고한 것으로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조 실장은 "앞으로 NCG를 추가로 진행하면서 한미가 핵·재래식을 통합, 북핵 위협 관련 대응 개념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런 활동들은 북 핵·미사일 위협에 관련된 한미 확장억제의 역량뿐만 아니라 태세를 확실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NCG 대표들은 올 후반기 NCG 임무계획과 주요활동을 승인하고, 신속하고 상호 조율된 방식으로 NCG 과업에 대한 실질적 진전을 지속적으로 달성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강조했다.

이번 NCG 결과는 올가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 대통령에게 보고될 예정이다. 제4차 NCG 회의는 연말에 미국에서 개최된다.

한편, 이날 NCG에서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상황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 실장과 비핀 나랑 차관보 대행은 답변을 피했다.

비핀 나랑 차관보 대행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따라 남북 간 대립이 심화될 수 있는 우려엔 "한일미 3국 협력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한국과 인도·태평양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요소에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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