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진료보조행위 확대 제동

"환자 피주머니 재고정
간호조무사가 하면 안돼"

◆ 의정갈등 ◆

환자 몸에 부착된 피주머니를 바늘과 실로 봉합해 재고정하는 작업을 간호조무사 혼자 했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해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경외과 의사와 간호조무사, 대표원장 의사에게 벌금 700만원, 300만원, 50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7일 확정했다.

간호조무사 A씨는 2019년 6월 서울 강남구 소재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마친 환자의 피주머니 관을 다시 고정하는 작업을 의사 B씨 지시로 수행했다. 수술실에는 A씨 혼자 있었고 지시는 구내전화로 이뤄졌다.

재판 과정에서 병원 측은 "피주머니 관을 재고정하는 작업은 의사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진료 보조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간호조무사가 할 수 없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시술은 신체에 바늘이 통과해 매듭을 짓는 작업"이라면서 "이는 침습적 의료행위로서 의사가 직접 하거나 적어도 옆에서 환자의 상태나 시술 상황을 살펴가며 지시 내지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심도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기존에 고정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부의 특성상 한 번 바늘이 통과한 위치와 동일하게 다시 바늘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이 사건 시술은 새로운 침습적 행위가 되므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