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핵 폭주’ 막으려 밀양 송전탑 아래 모였다 [왜냐면]

한겨레 2024. 6.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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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6월11일), 경남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부지에 설치한 4개 농성장이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됐다.

송전탑과 핵발전소 인근에서 살아가는 주민들,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그동안 함께 연대해온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밀양의 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탈핵, 탈송전탑, 탈석탄을 위해 투쟁할 우리 모두는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를 끊어낼 것을, 윤석열 정부의 핵 폭주를 원천봉쇄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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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사전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초고압 송전탑 아래 모여 있다. 정택용 사진작가 제공

6·11 밀양 행정대집행 10년 ④

공혜원 |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총괄팀장

10년 전 오늘(6월11일), 경남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부지에 설치한 4개 농성장이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됐다. 행정대집행 전날부터 모든 농성장을 돌며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괜찮다”였다. 농성장이 철거되어도 우리의 투쟁은 이어질 것이기에, 송전탑이 다 지어져도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기에, “괜찮다”는 말은 송전탑을 다시 뽑아내리라는 우리의 다짐이기도 했다.

핵발전소와 송전탑 인근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증언과 투쟁을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전기가 실은 수많은 사람의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진실이 알려졌다.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국민을 짓밟는 공권력과 합의, 보상, 회유로 마을공동체를 파괴하는 국가폭력의 실체도 드러났다. 마침내 사람들은 전국 곳곳에 설치된 송전탑이 불편해졌다. 새벽에도 번쩍이는 도시의 불빛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10년 전에는 불편함과 죄책감을 외면하지 않고 밀양에 모여 함께 싸운 ‘밀양의 친구들’이 있었고, 지금 우리의 곁에는 탈핵과 기후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동료들이 생겼다.

탈핵과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행진이 이어짐에도 지난달 31일,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과 대규모 핵발전소 3기,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등을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되었다. 이대로 확정된다면 기후위기 대응은 실패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그동안 전원사업을 위해 자행한 국가폭력에 대한 반성은커녕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발전소와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피해와 희생을 또다시 반복하려는 계획이 될 것이다. 부풀려진 전력 수요 계획, 석유가스전 시추 계획,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 도입은 되려 기후위기를 가속할 것이며, 국민을 위험에 몰아넣는 윤석열 정부의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국가폭력으로 남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 맞서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아 지난 8일 밀양에서 열린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에 전국 15개 지역에서 밀양희망버스를 타고 온 1500명이 모였다. 결의대회에 앞서 우리는 경북 청도 삼평리와 밀양 4개 마을에 방문하여 초고압 송전탑 아래에 함께 섰다. 송전탑과 핵발전소 인근에서 살아가는 주민들,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그동안 함께 연대해온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밀양의 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탈핵, 탈송전탑, 탈석탄을 위해 투쟁할 우리 모두는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를 끊어낼 것을, 윤석열 정부의 핵 폭주를 원천봉쇄할 것을 결의했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의 결의에 각오해야 할 것이다.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초고압 송전탑을 뽑아내는 것이 국가폭력의 피해를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확충과 송전선로 건설의 이면에 생겨나고 있는 누군가의, 어딘가의 희생과 아픔에 함께할 것이다. 이 모든 폭력의 구조가 단 한번에 바뀌고 기후위기 대응이 단박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더 많은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에너지 정의를 위한 운동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끝>

지난 8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레마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기획단 홍보팀원 제공
지난 8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사전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민석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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