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변우석? 일본엔 ‘횹사마’ 채종협이 있다[스경X이슈]

하경헌 기자 2024. 6.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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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종협.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2024년 6월, 대한민국은 ‘선재’ 변우석 앓이에 한창이라면 일본 열도는 ‘횹사마’ 채종협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리던 채종협은 일본의 거대 민방 TBS의 화요드라마로 지난 3월까지 방송된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인기 후폭풍을 실감하고 있다.

채종협은 지난 1일과 2일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메세와 8일과 9일 고베 월드기념홀에서 열린 첫 단독 팬미팅 ‘퍼스트 러브(First Love)’에 총 3만명의 팬들을 불러들였다.

단독 팬미팅 3만명이면 이병헌이나 김현중 등 ‘한류스타’급 연예인들이 여는 수준의 규모다. 가수로 쳐도 톱스타로 거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심지어 채종협의 팬미팅은 처음 오픈된 치바의 2회 공연이 2만 여석이 매진돼 화제를 모았다. 고베 2회 공연 1만 여석까지 매진돼 총 3만 여석의 자리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3월까지 일본 TBS 화요드라마로 방송된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에서 니카이도 후미(왼쪽)과 한일 커플 연기를 펼친 배우 채종협의 포스터. 사진 TBS



그의 인기 상승에 따라 일본에서의 일정도 많아졌다. 지난달 1일 아더에러가 오사카 한큐 백화점에서 열린 브랜드 ‘아더에러’의 팝업 쇼룸에는 채종협의 등장 이후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한 같은 달 8일 그의 생일에 맞춰 일본 공식 X(구 트위터)가 개설되자 접속이 폭주되 회원가입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한 인기에 이어 이번 팬미팅 역시 3만석이 매진 사례가 되자 배용준의 ‘욘사마’, 이병헌의 ‘뵨사마’, 그리고 최근 ‘사랑의 불시착’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현빈의 사례에 이어 오랜만에 일본에서 한류배우의 열풍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예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채종협’이라는 이름 석 자는 다소 낯설 수 있다. 1993년생이 그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패션모델예술학부를 나온 모델 출신이다.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유학하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 웹드라마 출연을 시작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1, 2일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배우 채종협의 일본 첫 단독 팬미팅 ‘퍼스트 러브’ 한 장면.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이름을 조금 알린 것은 2019년 TV 드라마 데뷔작인 SBS ‘스토브리그’였다. 그는 극 중 투수 유망주로 갖은 시련을 겪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유민호 역으로 출연했다. 이후 티빙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 ENA의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에 출연했다.

일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였다. 박은빈의 주연작으로 유명한 이 작품에서 채종협은 극 중 방송사 YGN의 예능국PD 강보걸 역으로 출연해 박은빈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서목하 역 박은빈과 얽히면서 다소 어두운 기운이 있는 주인공의 아픈 내면을 표현해냈다.

일본 현지의 한 연예관계자는 “채종협의 일본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무인도의 디바’ 때문이었다”며 “박은빈이 예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이전 작품부터 일본에 팬층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채종협에게 시선을 옮겨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1, 2일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배우 채종협의 일본 첫 단독 팬미팅 ‘퍼스트 러브’ 한 장면.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본격적으로 채종협의 인기에 불을 댕긴 것은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 때문이었다. 이 점이 바로 앞선 한류스타들과 채종협이 다른 점이다. 다른 스타들이 한국 작품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면, 채종협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할 때부터 일본 현지 작품을 골랐다.

그는 이 작품에서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 역을 연기했다. 극 중 눈을 마주치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인공 모토미아 유리(니카이도 후미)의 상대역으로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

드라마는 한일 양국의 미묘한 문화와 언어 차이를 남아냈으며, 한국 제작진이 참여해 한국형 ‘클리셰(뻔한 설정)’도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일본 현지 시청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186㎝의 큰 키로 남다른 피지컬을 뽐내며 극 초반에는 어리바리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다정다감한 모습도 잘 선보인 채종협에 대한 호감은 높아졌다.

배우 채종협이 출연한 일본 TBS 화요드라마 ‘아이 러브 유’ 주요 장면. 사진 TBS



채종협은 앞서 열린 팬미팅을 통해 “팬분들께서 ‘일본에 와줘서 고마워’라고 해주셨는데, 처음 일본에 온 것은 제 선택이지만 다시 일본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팬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치 한국에서 변우석의 인기를 보는 듯한 든든한 ‘문짝남(문짝만 한 크기의 큰 기에 듬직한 이미지를 가진 남자)’의 이미지와 한국인의 다정함을 표현한 모습 그리고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이 채종협의 ‘횹사마’ 신드롬을 조금씩 불러일으키고 있다.

채종협은 앞으로 계속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이어갈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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