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확성기 알고보니 불량품 … 6년 묵혔다 재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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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재가동된 대북 확성기가 가청거리가 기준에 못 미치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군은 감사원과 검찰 수사에서 제품 불량 및 입찰 비리가 확인된 제품을 보관해오다 이번에 재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군이 지난 9일 오후부터 가동한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는 2018년 감사원 감사에서 불량품으로 판정받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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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보완 없이 그대로 재투입
10㎞ 확보해야 하는 가청거리
실제론 최대 7㎞ 이내 그쳐
제조업체 대표는 3년 징역형
합참 "평가 3회 중 2회 통과
절차상엔 문제없어" 해명
북측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재가동된 대북 확성기가 가청거리가 기준에 못 미치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군은 감사원과 검찰 수사에서 제품 불량 및 입찰 비리가 확인된 제품을 보관해오다 이번에 재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군이 지난 9일 오후부터 가동한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는 2018년 감사원 감사에서 불량품으로 판정받은 제품이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철수되기 전까지 불량품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장비를 보관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설치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2018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군심리전단은 2016년 고정형·기동형 확성기 성능을 수립하면서 10㎞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방송 내용을 명료하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대북 방송 작전지역의 북한군 및 접경지역 주민의 방송 청취 여건과 북한의 확성기 방송 시 우리 군의 방송 효과, 접경지역에서 운용했을 때 예상되는 북한의 직사화기 공격 위협으로부터 생존성 확보, 기존 확성기 가청거리(10㎞) 등을 고려한 것이었다. 확성기 운용 온도는 영하 30도에서 영상 45도 사이로 돼 있다. 해당 온도 범위에서 외부 온도 영향 없이 정상적인 작전이 가능해야 하고, 다양한 온도 특성에서 장비의 운용성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2016년 6월 국군심리전단이 강원도 철원평화전망대에서 주간(오후 3시~3시 30분), 야간(오후 9시~9시 30분), 새벽(오전 6시 30~50분) 등 세 차례 성능 평가를 했을 때 모두 10㎞ 거리에서 방송 청취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국방부 성능 재평가에서 가청거리는 최대 7㎞ 이내로 나타났다. 2018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돼 지적됐다.
해당 대북 확성기 제조업체 인터엠의 대표 조 모씨(73)는 앞서 2016년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부패 혐의로 신고됐고 이듬해 검찰에 넘겨져 수사를 받았다. 조씨가 운영하는 인터엠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후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 대북 확성기 사업의 확성기 납품 업체로 선정됐다. 조씨 등 인터엠 직원들은 브로커 차 모씨 등을 통해 대북 확성기 입찰 정보를 입수하고 자사에 유리한 사항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166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또 주요 부품이 국산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씨는 2019년 12월 대법원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2018년 당시 감사원은 "합참은 대북 확성기 성능 평가계획 수립·실시를 국군심리전단에서 수행했고 확성기 성능 재검증도 국방부에서 실시했기 때문에 합참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확성기 전력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업 진행 현황을 보고받았고 확성기 운용 등 대북 심리전을 총괄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북 확성기에 대한 책임이 합참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합참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성능평가 3회 중 2회를 통과했고, 국방부 성능평가 19회 중 17회 미통과는 절차에 들어가지 않는다. 절차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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