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되니 '천하무적'… 시즌 5승·331억 거머쥔 셰플러
13개 대회 출전해 '승률 38%'
벌써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
약점인 퍼팅 극복하며 펄펄
파죽지세(破竹之勢).
세계 최고 골프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시즌 5승 고지를 밟은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이보다 더 적합한 단어가 있을까. '세력이 강해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음을 비유하는 말'처럼 올 시즌 셰플러의 기세를 막을 선수는 없어 보인다.
세계랭킹 1위인 셰플러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일 4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콜린 모리카와(미국·7언더파 281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시즌 5승째이자 개인 통산 11승. 셰플러는 이 대회 우승 상금 400만달러를 추가해 시즌 상금을 2402만4553달러(약 331억원)로 늘렸다. 2위 잰더 쇼플리(미국·1159만7071달러)의 두배, 상금 10위 크리스 커크(미국·508만2371달러)의 거의 5배에 달한다.
또 셰플러는 벌써 자신이 지난 시즌 세운 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2101만4343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올 시즌은 아직도 겹치는 대회를 빼고도 11개나 남아 있다. PGA 투어 사상 첫 '단일 시즌 상금 3000만달러'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엄청난 상금을 벌어들인 기반에는 '머니 킬러' 본능이 있다. 올 시즌 총상금이 2000만달러 이상 걸린 특급 대회에서만 5승이다. 셰플러는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제5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달러),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달러), RBC 헤리티지(총상금 2000만달러),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코스가 까다로운 특급 대회일수록 셰플러의 '정교한 샷'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날 우승 직후 셰플러는 "이렇게 힘들 때가 좋다"고 웃어 보인 뒤 "오늘은 별로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승을 해낼 만큼 충분히 잘했다"고 평가했다.
또 PGA 투어에서 한 시즌에 5승을 수확한 것은 2016~2017시즌 저스틴 토머스(미국·5승) 이후 7년 만이다. 게다가 셰플러는 아직 남은 대회가 많아 3~4승을 더 할 수도 있다.
셰플러는 올 시즌 13개 대회에 나와 단 한 번도 컷 탈락 없이 톱10에 12차례나 올랐고 가장 좋지 않았던 성적이 1월에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17위였다. 최근 8개 대회로 좁히면 우승 5회, 준우승 2회, 공동 8위 1회로 무시무시하다.
기분 좋은 기록도 만들어졌다. US오픈 이전에 5승을 거둔 것은 1980년 톰 왓슨(미국) 이후 처음이다. 또 가장 특별한 대회인 아널드 파머, 플레이어스, 마스터스, 메모리얼을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한 것도 2001년 타이거 우즈 이후 무려 23년 만의 위업이다.
너무 완벽한 셰플러는 평균 타수(68.552타), 평균 버디(5.22개), 그린적중률(73.52%) 1위, 보기를 범한 뒤 버디로 타수를 만회하는 '바운스 백'도 36.71%로 1위다.
그나마 약점을 하나 찾자면 '퍼팅'이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한 데이터 '퍼팅 이득타수' 부문에서 0.127로 71위다. 하지만 티샷 이득타수(2.786), 아이언샷 이득타수(1.528) 등 나머지 샷 부분이 너무 완벽해 흠이 되지 않는다. '골프 황제' 우즈(미국)는 "셰플러는 퍼팅이 형편없어도 '톱10'에 입상하고 퍼팅이 잘되면 우승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윈덤 클라크(미국)는 "셰플러가 퍼트까지 잘하면 불공정한 게임이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셰플러는 올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한턱을 내야 한다.
매킬로이 조언에 따라 얇은 블레이드 퍼터에서 넓적한 맬릿형 퍼터로 바꾼 뒤 그린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PGA 투어 평균 퍼팅 1위(1.666개)가 바로 셰플러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2개 대회 톱10에 오른 임성재는 세계랭킹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랭킹 30위인 임성재는 파리 올림픽 출전 순위에서 김주형(22위), 안병훈(23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다.
다음주 열리는 US오픈 직후 발표되는 세계랭킹으로 '상위 2명'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이번 대회 성적이 중요했던 이유다. 이 대회에서 안병훈은 공동 22위(4오버파 292타), 김주형은 공동 43위(9오버파 297타)에 그쳤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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