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KT·테무…사업 리스크로 떠오른 개인정보

김동훈 2024. 6. 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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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기준 높아지고 제재도 강화
"글로벌 트렌드…민감하게 대응해야"

카카오와 SK텔레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국내외 IT(정보기술) 기반 사업자들이 내놓는 서비스들이 개인정보 보호·관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종 서비스 개발·고도화에 개인정보 활용이 증가하는 만큼 이를 감시하고 제재하는 법적 기준도 높아지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위원회가 최근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일으킨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부과한 과징금 추이를 보면 LG유플러스 68억원(2023년7월), 골프존 75억원(2024년5월), 카카오 151억원(2024년5월) 등 위반 사례가 거듭할수록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 가운데 골프존은 과징금 상한 기준이 '위반 행위 관련 매출 3%'에서 '전체 매출 3%'로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처음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에이닷'의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조사해 이달 중으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실태 조사 과정이나 이후에 개인정보 활용 방식 등을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현재 개발중인 AI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에도 개인정보 보호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통화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단말기 내에서 처리되도록 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적용할 방침인데, 통화 데이터를 서버에 전송할 경우 감청 등 개인정보노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과거에는 개인정보보호의 대상이 아니었던 정보들도 이제는 기술 발전에 따라 충분히 개인을 식별하는 정보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다. 개인정보위의 강화된 관련 기준은 해외 기업에도 적용되며, 반대로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도 현지법을 면밀히 검토해 준수상황을 제대로 점검해야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위는 중국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 기업들의 한국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여부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내놓을 계획인데, 이와 관련 국내 기업의 중국법 준수도 당부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개인정보위는 '중국 개인정보 규제대응 가이드북'에서 "중국은 자국인의 개인정보를 국가의 주권과 같이 여겨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개인정보 수집·처리가 필수적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의무를 준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이미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당하자 이 회사 주요주주인 네이버와 관련된 지분구조를 지적하는 행정지도까지 내놓은 바 있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외교 문제로 사안이 커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 대한 국내법 적용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최근 개최한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추가로 액션을 취하는 게 꼭 필요한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개인정보위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감싸는 태도를 보일 경우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기업을 상대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계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기준에 부합하려면 서비스 기획, 개발 단계부터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이런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각종 제재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 다양한 국내외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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