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의 퇴행 이래도 되나

2024. 6. 10. 17: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 사퇴'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당헌·당규 25조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1년 전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구태여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이유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대표의 대권 도전과 방탄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은 공당의 길을 포기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 발언 듣는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 사퇴'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 때 권리당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내용의 '당원권 강화' 조항도 함께 처리했다. 두 건 모두 이재명 대표의 대선 도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이 대표 한 사람을 위해 조령모개식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일극체제'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현행 당헌·당규 25조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1년 전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인 지배 정당의 폐해를 막기 위해 당권과 대권 분리를 규정한 이 조항은 17일 중앙위원회를 거치면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구태여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이유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 3개월 전인 2026년 3월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비상사태 시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은 당내 국회의장 후보 및 원내대표 경선에도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등 당원권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이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작업으로 비친다. 국회의장 선거 이후 불거진 강성 지지층의 불만을 염두에 둔 조치로 읽힌다.

이 대표의 대권 도전과 방탄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은 공당의 길을 포기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이 이 대표 1인을 위한 사당화의 길을 걸은 지는 이미 오래됐다. 지난 2022년에는 당헌을 개정해 이 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고려한 '방탄용 개정'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어찌 보면 이 대표는 당시 당헌을 개정한 덕에 기소 이후에도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민주당이 이래저래 이 대표 1인 만을 위한 정당, '제왕적 총재' 시절의 정당으로 퇴행하고 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이 대표만 바라보는 정당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